'슬의생2' 신원호 감독 "시즌3 제작? 원해주시는 것만으로 감동"[인터뷰①]
입력 2021. 10.07. 11:15:45

신원호 감독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신원호 감독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밝혔다.

신원호 감독은 최근 셀럽미디어와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종영 기념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케미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달 16일 뜨거운 관심과 사랑 속에 전국 평균 14.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원호 감독은 시즌1에서 시즌2까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인기 요인에 대해 '내적 친밀감'을 꼽았다.

"보시는 분들이 각기 매력을 느끼는 부분들, 예를 들어 누군가는 다섯 동기들의 케미, 또 누군가는 음악 혹은 밴드, 누군가는 환자, 보호자들의 따뜻한 이야기, 누군가는 러브라인, 누군가는 많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에 호감을 갖고 들어오셨다가 또 다른 포인트들에 매력을 느끼시고 사랑을 주신 것 아닐까 짐작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를 굳이 꼽으라면 아마도 다섯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캐릭터와 케미스트리, 그리고 그들이 그려내는 율제병원 안의 소소한 사람 이야기에 점수를 많이 주신 것 아닐까 싶다. 시즌2로 국한해서 생각해보면 단연 '내적 친밀감'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한다. 시즌1에서 시즌2로 건너오며 생긴 2년여의 시간속에서 드라마 자체와의 친밀감, 캐릭터, 배우들과 갖게 되는 내적 친밀감이라는 게 생긴다. 익히 아는 캐릭터, 익히 아는 관계, 익히 아는 이야기들 이라는 생각에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던 게 시즌2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작품 기획 단계부터 주 1회 편성과 계획된 시즌제를 통해 새로운 시청 패턴을 개척했다. 시즌1부터 도전이라고 평가받은 주 1회 편성을 통한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은 배우, 스태프들의 건강한 환경을 보장할 수 있었고, 이후 주 2회로 획일화되어 있었던 편성의 다변화가 이어지며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평을 얻었다.

주 1회 드라마를 경험한 신원호 감독은 "이제 주 2회 드라마는 다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2개씩 했었던 전작들은 어떻게 해냈던 건지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 간다. 이건 저 뿐만 아니라 스탭과 배우들 모두 공히 피부로 체감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현장의 피로함이 줄어드니 그 여유가 결국 다시 현장의 효율로 돌아오게 된다. 그 점이 주 1회 드라마가 가진 최고의 강점 아닐까 싶다. 매회 그 어려운 밴드곡들을 위해 연기자들에게 그렇게 여유있는 연습시간이 주어질 수 있었던 것도 주 1회 방송이라는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제 드라마의 강점에 대해서는 "시즌제의 가장 큰 강점은 내적 친밀감 아닐까 싶다.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겠지만,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는 1회다. 1회에서 드라마의 방향성과 캐릭터들을 효과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늘 큰 고민인데, 시즌제에선 시즌1을 제외하고는 그 고민을 생략하고 시작할 수 있다. 그냥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어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고 이미 친한 캐릭터, 익숙한 내용들이다 보니까 쉽게 받아들이고 접근할 수 있다. 기획을 할 때 예상을 했었던 부분이긴 해도 이 정도로 큰 강점으로 올 줄은 몰랐었다. 제작 단계에서도 편리하다. 캐스팅이며 로케이션이며 세트며 소품이며 의상이며 모든 면에서 각기 새롭게 등장하는 것들을 보충하는 것 외에는 이미 세팅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다보니 준비기간도 어마어마하게 단축된다. 그래서 중간에 '하드털이'도 할 수 있었던 거고. 어쨌든 여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고도 영리한 형식인 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첫 방송부터 평균 10%, 최고 12.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1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등 역대급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CJ ENM의 대표 프랜차이즈 IP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했다. 시즌과 시즌 사이 공백기를 갖는 동안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 드라마 편성 시간과 같은 매주 목요일 밤 '슬기로운 하드털이'라는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한 전략도 흥행 요인 중 하나다.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팬덤 이탈을 막고,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신 감독은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면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이 시즌1의 마지막 회와 시즌2의 첫 회였다. '이렇게 끝내도 돼? 이렇게 시작해도 돼?' 싶은 느낌이 들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만 기다리시는 입장에서는 마치 12회를 끝나고 13회를 1년 동안 궁금해하며 기다려야 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어떤 보상을 좀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하드털이'를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이유다. 보통 드라마에서 못 보여드렸던 장면은 블루레이나 DVD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한정적인 분들이 보시는 것 보다는 공개적으로 시즌 2를 기다리시는 많은 시청자분들이 보실 수 있게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하드털이' 뿐만 아니라 시즌2가 공개되기 전에는 주요 출연진이 함께 캠핑을 떠난 '슬기로운 캠핑생활'을 제작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슬기로운 캠핑생활'의 경우는 정말 순수히 배우들로부터 시작된 컨텐츠였다. 시즌2 준비과정과 겹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도 순수하게 컨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 그렇게 순수한 진심으로 만들면 큰 기술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연한 컨텐츠 하나가 출장 십오야 같은 다른 줄기로도 충분히 확장되어 갈 수 있다는 점들을 목격하면서 수년간 쌓아왔던 많은 편견들을 스스로 깨트릴 수 있었던 놀라운 경험이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신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실질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컸다. 5~10분 사이로 짤막하게 하고 싶었는데, 하면 할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점점 더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고 하다 보니까 갈수록 예능 할 때 만큼이나 힘들었었다. 드라마 준비도 해야하고, 거기에 매주 하나씩 콘텐츠를 편집부터 자막, 음악도 넣고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주 하나씩 편성이 된 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근데 한편 너무 재미있었다. 십년 만에 예능을 하는 셈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내가 십년 만에 자막을 뽑을 수 있을까, 예능 버라이어티 편집에서 자막을 뽑는다는 일 자체가 핵심이라 예능 감이 떨어져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예전에 그 세포들이 다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사실은 힘든데 되게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드라마 할 때보다 더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즌2에서 담지 못해 아쉬운 이야기도 있을까. 신 감독은 "환자와 보호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애초에 기획했던 것은 정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주된 축이었기 때문에 할 얘기, 에피소드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마치 우리 일상이 오늘 지나면 또 내일의 이야기가 있고, 내일 지나면 모레 이야기가 있듯이 구구즈의 일상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다만 시즌제를 처음 제작하면서 쌓인 이런저런 고민들과 피로감들이 많다보니 그 이야기를 다시금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3 제작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어떤 우연한 계기가 생겨서 시즌3가 탄생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으로서는 정말 아무 계획이 없다. 기대해 주시는 시청자분들이 있다는 것, 배우들과 스탭들 또한 계속되기를 원한다는 건 너무 감사하고 감동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시즌3에 대한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모두 연속 히트를 치면서 신원호표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더더욱 커지게 됐다.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저 뿐만 아니라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평생 가져갈 수밖에 없는 부담인 것 같다. 방법은 따로 없다. 결국 스스로 부담을 이겨내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결과를 내놓야만 한다. 다만 반복되기 쉬운 함정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듣는 일이다.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건 결국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들, 스탭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많이 열어놓으려고 한다. 남의 IQ와 EQ를 빌리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내 IQ와 EQ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발상들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그 부담감 자체가 다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누가 쫓아오는 것 같고 다 지켜보고 있는 것 같으면 우리가 하던 대로 편하게 가려고 해도 그럴 수 없게 된다. 다시 한번 의심하게 되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고, 마침내 다른 걸 찾아내게 된다. 부담감 자체가 저희한테는 어떻게 보면 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또 다르게 갈 수 있고 새로운 뇌를 쓰며 노력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관심있는 장르는 늘 많다. 다른 매체, 플랫폼에서 장르를 특정짓지 않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훨씬 더 다크하거나 잔혹한 장르물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당장의 구체적인 계획 없다. 일단 휴식이 먼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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