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물음표→느낌표 ‘확신’을 만들어간다는 것 [인터뷰]
입력 2021. 11.22. 16:43:01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름 석 자 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선배 배우와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은 물론, 신비한 매력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를 통해 발견된 배우 무진성이다.

무진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봉 하루 전, 대면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설렘과 동시에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믿겨지지 않아요. 설레기도 하고, 너무 오랜 시간 기다려왔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죠. 많은 분들에게 제가 맡은 역할과 연기가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한 걱정도 조금 있어요. 큰 화면으로 제 얼굴을 보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같았어요. 옷이 벗겨진 느낌이었죠. 낯설기도 했지만, 그동안 드라마를 했던 때보다 느껴지지 못한 많은 부분이 느껴졌어요. 스크린을 보니까 정말 눈으로 얘기를 한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눈동자 하나하나 움직임에도 관객들이 봤을 때 감정선을 따라간다는 걸 깨닫게 됐죠.”

무진성이 맡은 유진은 천재 작가 지망생이다. 현(류승룡)과 스승제자 케미를 쌓아야했기에 유진 역의 캐스팅은 시나리오 각색 단계부터 중요한 과제였다. 조은지 감독과 제작진은 유진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신선한 이미지를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열었고, 그 결과 무진성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배우로 슬럼프에 빠져있었을 때였어요.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하나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죠. 30대 중반에 오면서 현실적인 문제에 많이 부딪혔고,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 시기에 선물 같이 이 작품의 오디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어요. 사람이 그렇잖아요. 힘듦을 겪으면 내려놓음을 깨닫게 되고, 욕심도 버려지게 되고, 흘러가듯 바뀌게 되더라고요. 그런 상황 속 오디션에 임하게 됐을 때 그 전엔 저의 매력, 저의 많은 걸 보여주기 위해 과할 정도로 보여드리기 급급했어요. 슬럼프를 겪고, 나의 있는 그대로, 편하게 연기하며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나오자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과하지 않지만 덜하지도 않게, 편안하게 하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죠. 그런 모습들이 작품 속 유진과 비슷했던 지점이 있었어요. 내려놓았기에 단단함도 표현된 거죠. 캐릭터성이 일치하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작진 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기에 캐스팅 되지 않았나 싶어요.”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다. 부부, 친구, 이웃, 사제까지 현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조명한다. 특히 현과 유진의 관계에는 동성애 코드를 넣어 참신하게 풀어낸다. 역할 표현과 동시에 관계를 쌓아올리는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유진의 캐릭터라고 해서 특별하고,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앞으로 배우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해 접근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힘들고, 부담을 느끼진 않았죠. 단 저의 연기 인생관에서 이 인물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가 그 부분만 중점적으로 생각했기에 크게 고민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유진은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며 티키타카 케미를 발산한다. 대선배인 류승룡과 함께 주객전도 스승제자 케미를 펼치며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끌고 갔다.



“제가 일상생활에서도 대화할 때 웃기고 싶다는 강박관념에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대화할 때 제가 웃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웃기지 못해요. 날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흘러갈 때 그 순간 코미디가 생기더라고요. 연기할 때 비극보다 희극이 더 어려워요. 물론 연기를 계획하고, 만들어나가지만 관객들이 봤을 땐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표현했어야 했죠. 그래서 베테랑 선배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셨어요. 저는 물 흐르듯 따라갔고, 저 또한 그렇게 호흡을 맞추다보니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어요. 선배님께서 감사하게도 후배인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면 먼저 손을 내밀어주시고 다가와주셨어요. 합을 맞춰가면서 케미에 대한 고민이 덜하지 않았나 싶어요.”

무진성이 완성한 유진은 역할 그 자체였다. 남다른 해석을 바탕으로 마치 제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선보인 그다.



“유진은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감정이 솔직하고, 자기 생각을 곧이곧대로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인물이에요. 많은 관객 분들이 이 영화와 유진을 보시고 한 번 쯤은 나의 감정과 마음을 속 시원하게 상대방에게 터놓는 방법을 알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좋은 에너지를 받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뭉클하고, 강렬하게 다가온 대사가 있었어요. ‘바라는 게 없는데 어떻게 상처를 받겠어요’라는 대사였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대사에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 우리 모두가 연을 맺고, 마음을 주는 사람과 사랑하면 바라는 게 없다고 해도 조금씩 바라는 게 생기잖아요. 그러면서 상처를 받고. 유진은 그런 과정 속에서 한층 더 성숙한 사랑의 표현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 한 번 씩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2013년 MBC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한 무진성은 어느덧 데뷔 8년차의 배우가 됐다. 슬럼프에 빠져 잠시 활동을 쉬기도 했던 그에게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인생의 또 다른 기회이자, 터닝 포인트의 계기가 됐을 터. 이를 공감하듯 무진성은 인터뷰 말미, 걸어온 길을 떠올리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물음표’로 가득했던 고민의 시간에 유진을 만나 위로 받았다. 그리고 그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유진을 연기하면서 울컥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 친구의 대사 한 마디가 뭉클하더라고요. 지금 상상해도 그래요. 유진이라는 친구를 연기하면서 저 또한 유진에게 위로를 받았어요. 연기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죠. 계속 물음표의 시간을 보냈어요. 영화를 통해 전환점이 됐으면 하죠. 많은 분들에게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물음표에 느낌표로 바뀌는 작품이 됐으면 해요. 아직도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제가 앞으로 하는 작품에 있어 관객 분들도 선택을 한다면 의심 없이 보러와 줄 수 있는 배우로 남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그것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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