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자연스러움 추구, 가짜는 견제하죠” [인터뷰]
입력 2021. 12.01. 15:37:11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신선한 현실 공감 로맨스다. ‘너드미’(nerd와 남자가 결합된 신조어, 사교적이지 않고 모범생스러운 이미지와 유순한 성격을 갖고 있는 남성을 이르는 말)를 장착해 여심을 저격 중이다. ‘내 이야기 같은 솔직한 연애관’을 담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로 올 겨울,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는 배우 손석구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여자 주인공 자영을 정가영 감독님을 그리면서 읽었어요. 스크린을 봤을 땐 종서를 봤죠. 결과적으로 종서가 엄청난 걸 했다고 생각해요. 정가영 감독님의 색깔이 굉장히 짙은 건데 자기 것으로 했잖아요.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 영화는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연애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외로움만은 참기 힘든 현실 남녀 자영과 우리의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연애관을 솔직, 발칙하게 보여준다.

“시기별로 기억되고 회자되는 로맨스가 있잖아요. 로맨스의 계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중, 한 축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로맨스는 충족하고도 남았죠. 영화를 보고 확신이 들었거든요.”



손석구가 분한 우리는 서른이 넘었지만 직장생활도, 연애도 아직 서툰 인물이다. 똑 부러지지 못해 매번 흔들리는 모습 이면에는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다. 특히 회사 선배와의 연애에 뒤통수 제대로 맞았지만 화 한 번 내지도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우리의 모습은 허당미에 너드미까지 더해 사랑 앞에 작아졌던 우리들의 모습 같다.

“‘너드미’라는 애길 많이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정확하게 보신 것 같아요. 저도 그렇죠. 우리는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글을 쓰는 것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에요. 마음은 앞서지만 실수를 많이 하죠. 어떻게 보면 보편적인 건데 그런 걸 해내는 과정에서 이 친구가 순수하다고 생각했어요. 인물 자체에 깊이 공감했다는 건 어떤 배역을 하든 해내야하죠. 표현 방식에 있어 제 것을 녹여냈고요. 웬만하면 제 말투와 방식으로 하고 정가영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랐어요. 귀여워 보이면서 순수하고, 무해해보여야겠다고 생각해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연애 빠진 로매스’는 연애와 욕망에 대한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묘사로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정가영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 이들의 유쾌한 케미, 위트 넘치는 대사는 정가영 감독의 솔직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이 더해졌다.

“정가영 감독님은 순수함과 천재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 빠진 로맨스’도 ‘정가영 표 영화’죠. 저는 그냥 보고 있으면 웃기더라고요. 그게 매력이에요. 의도한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지만 코믹하게 다가왔어요. 또 드립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세요. 저도 그렇고요. 하하. 감독님의 드립에 승부욕이 발동하기도 했어요.”

교집합 하나 없는 두 남녀가 어플을 통해 만나 예의, 눈치 다 버리고 사랑과 연애에 대해 거침없이 대화하는 모습은 유쾌함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또 진짜 감정은 드러내지 않는 자영과 우리의 아슬아슬한 만남은 설렘과 동시에 둘의 관계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은 공감을 자아내기도.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에 대해 느꼈어요. 자영이가 연애에 대한 상처가 있잖아요. 극중 ‘나 또 이렇게 될 줄 알았어’란 대사가 현장에서 만든 거라고 하더라고요. 종서가 감독님과 엄청 이야길 했어요. 감독님이 ‘그분이 오셨어, 이 대사야’라고 하셨어요. 그 말인 즉, 안 될 거라고, 늘 자기를 탓하는데 새로운 만남에 웃어준다는 건 또 한 번 해보겠다는 용기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D.P.’까지 장르 불문 틀에 박히지 않는 연기로 대중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각인 시킨 손석구. 특히 이 영화에서는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를 보여주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그만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연기스타일을 추구해요. 편안해 보이고 싶죠.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건 안 보여주고 싶어요. 저에게 그런 연기를 보러온 게 아니니까. 자연스러운 걸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반대되는 걸 견제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화면으로 보면 아무리 제가 진짜 같이 해도 가짜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짜 같은 건 견제 하게 됐어요.”

그렇기에 손석구는 대중들에게도 ‘자유로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중에게 제 이미지가 뭘까 생각했어요. 아직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팬들은 저를 ‘자유로운 사람’으로 아는 것 같아요. 계속 그렇게 남고 싶기도 하고요. ‘연애 빠진 로맨스’도 솔직한 영화로 기억됐으면 해요. 당당하고, 솔직한 에티튜드가 있는. 화려하지 않더라도 ‘멋이 있네’라고. 자극이나 동기부여가 되는 영화면 좋겠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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