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지옥'=예상치 못한 좋은 선물" [인터뷰]
입력 2021. 12.07. 07:00:00

박정민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지옥'이라는 작품이 이렇게 좋은 선물이 될 줄 예상 못 했다"

지난 11월 19일 공개된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공개 후 한국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총 12개국에서 TOP 10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인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59여 개국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극 중 박정민은 새진리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방송국 PD 배영재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역할을 통해 '대한민국 짜증 연기 지존'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기분은 좋은데 주변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인기가 막 체감되진 않는다. 전세계 분들이 봐주시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보면서 '지옥'이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잘 일어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짜증 연기를 보면서는 반성을 많이 했다. 배영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효과적인 건 '지옥'을 실제로 했던 연기가 가장 효과적일거 같더라"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는 새진리회의 진실을 밝힐 단 하나의 기회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인물로 후반부를 이끌어간다. 배영재는 새진리회에 불만과 의문이 많지만 혈실에서는 새진리회가 의뢰한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등 무기력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다. 박정민은 이러한 배영재를 굉장히 평범하게 표현해 내는 데 초점을 뒀다.

"길거리에 동상이 세워져있을 정도로 새진리회 단체가 활개를 치고 있고 동의를 하지 않는 언론인이다. 하지만 위에서 시키는 일들을 해야 한다. 그런 데서 오는 감정들은 보통은 짜증이지 않나. 배영재라는 인물이 신념이 강하거나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을 해석하진 않았다. 가끔은 나태하고 귀찮을 때도 있고 자기중심적으로 자기 가족을 위해 살아가던 사람인데 크게 새진리회에 크게 관심도 없다. 갑자기 자기 가족에게 불행이 닥치면서 빨려 들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지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일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거 같다. 평면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영재가 후반부 세 편을 끌고 가는 인물 중 한 명인데 지루하지 않게 잘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책임감 있다기보다 굉장히 평범한 사람,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으로 표현하려 했다. 1, 2, 3부를 보면서 사람들이 답답했던 걸 말로 해줄 수 있는 사람, 긁어줄 수 있는 사람으료 표현하고 자했다"

동시에 박정민은 부성애 연기에도 첫 도전했다. 말미엔 갓 태어난 아이를 지키고자 아내 소현(원진아)와 죽음을 맞이한다.

"결혼을 하지도 않고 아기가 있지도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분명히 그 크기는 다르고 더 작겠지만 내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부모님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원진아는 평소에도 눈 여겨 보고 있던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고 호흡 굉장히 좋았다. 연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이러한 결말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또 일각에서는 종교 소재에 대한 이해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도 있다. 박정민은 종교적인 차원에서 접근이 아닌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반응들을 중점으로 작품을 해석했다.

"지옥이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함될 수는 있지만 종교적인 차원에서 작품을 접근한 건 아니다. 세상에 어떤 인간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봤다. 토론거리를 던져주고 저와 같이 이 사회에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잘 표현하는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 그런 부분들도 재밌게 보신 것 같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충돌하는 것들 때문에 지옥이라는 드라마를 많은 분들께서 관심 있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박정민 말처럼 '지옥'은 단순히 종교 이야기를 그린 것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박정민이 생각하는 인간다움과 진정한 '지옥'은 무엇일까. 그는 인간의 탐욕이 곧 지옥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며 나 자신이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삶이 윤택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간의 탐욕이 지옥이 아닐까. 정점에 이르는 순간 이 순간이 지옥이 되는 거다. 외부환경뿐만 아니라 그 걸 받아들이는 안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느냐 내가 어떤 상태가 되느냐에 따라서 지옥 같을 수도 있고 내 안에서 어떻게 컨트롤하냐에 따라 삶이 윤택해지는 거 같다. 배영재 시선에서는 내 아이가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마저도 배영재가 내 소중한 아기를 떠나보내야하는 그 며칠 동안에 배영재 들끓는 속이 불덩이가 아니었을까"

이번 작품을 포함해 배우 박정민은 앞서 '파수꾼' '변산' 등 강렬하진 않진 않지만 지극히 평범한 인물을 자신만의 연기 색깔로 녹여내며 빛을 발했다. 강한 역할보다는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는 박정민. 그런 그에게 '지옥'은 또 하나의 선물 같은 작품으로 남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 고민이 많다. 색은 아직 없는 거 같다. 강한 역할보다는 평범한 사람 연기하는 게 더 재밌다. 그걸 더 재밌어해서 그러한 사람들을 평소에 관찰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이야기하는지 유심히 보는 편이다. '지옥'이라는 작품이 이렇게 좋은 선물이 될지 예상을 안 했다. 놀러 가듯이 가서 촬영하고 감독님이랑 놀다오는 것처럼 촬영을 했던 거 같다. 이 작품이 저에게 좋은 선물이 되어줄지는 예상을 못 했는데 이 드라마가 세계에서 1등 한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더라. 참여했던 작품에서 많은 사람이 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까 신기하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내가 큰 역할을 해냈다고는 스스로에게 의문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주셔서 감개무량하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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