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이준호, 꾸준함이 일군 좋은 흐름[인터뷰]
입력 2022. 01.18. 12:20:32

이준호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좋은 흐름을 탔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결과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만나 찬란한 자신의 계절을 맞이한 가수 겸 배우 이준호의 이야기다.

이준호의 인생작이 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은 지난 1일 자체 최고 시청률 17.4%(전국 가구, 닐슨)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높은 시청률뿐만 아니라 각종 화제성과 수상 기록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이후 셀럽미디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준호는 "많은 분들께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사랑해주셔서 마냥 기뻤다. 굉장히 기분 좋다"라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촬영장에서도 우리끼리 워낙 즐거웠어요. 이런 현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시청자들 반응까지 좋으니까 모두가 행복해하고 있어요. 아직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요. 드라마 종영 이후 요즘 반응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할머니가 굉장히 좋아해 주셔서 기쁩니다(웃음). 또, 학창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옷소매 붉은 끝동'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원래 제 작품에 관심 없는 친구들인데. 친구들이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 것 같아요. 친구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금, 토 황금 시간대에 귀중한 시간 내주신 시청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이준호는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산 역을 맡아 사도세자의 아들이자 영조의 손자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왕세손의 비애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세기의 로맨스'라 평가받는 의빈 성씨와의 사랑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공을 세웠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선택한 이준호는 "대본을 볼 때 '재밌는가?'를 중점으로 본다. 재밌게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 '다 읽고 나서 다음회가 궁금한가?'에 대해 생각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대본을 읽자마자 편안하게 술술 읽히더라.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는 사실 좀 걸렸다. 재밌는데 하게 된다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선택한 이후 이준호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이산 그 자체가 되는 것. 이준호는 젓가락질부터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를 '이산화'하려고 노력했다.

"시청자에게 '정조 이산이 살아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소한 습관까지 생각하면서 캐릭터화 시키려고 노력했죠. 처음에는 젓가락질부터 시작했어요. 원래 왼손잡이인데, 왕세손이라면 왼손으로 식사를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른손으로 젓가락질 연습부터 열심히 했죠. 그리고 늘 정자세를 유지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평소에도 그런 태도를 유지해서 몸에 적응시키려고 했죠. 눈빛, 말투, 걸음걸음, 호흡까지 이산의 위엄이 잘 담길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작업 자체는 즐거웠어요.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좋은 결과까지 얻으니까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이준호의 열연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준호는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과장' 서율 역을 연기할 때도 그런 칭찬을 들은 기억이 나요. 정말 즐거운 칭찬이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고 싶어요. 그 인물과 혼연일체 되도록 노력해서 좋은 캐릭터,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나가고 싶어요."

MBC 드라마국의 구세주 같은 작품으로 불릴 만큼 좋은 성과를 냈고, 연기력도 인정받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는 이준호다. 그는 "다시 한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정주행 해볼까 싶다. 촬영장에서 모니터링을 할 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다. 군백기(군+공백기) 동안 가수로서,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는데 마음만큼 따라주진 못한 것 같다. 냉정하게 평가를 스스로 해봐야 할 것 같다. 드라마를 다시 한번 잘 보려고 한다.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아쉬운 부분을 계속 찾아보고 노력하고 싶다"라고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깊은 여운이 오래 지속되는 건 애틋하고 절절한 '새피엔딩(새드+해피 엔딩) 때문 아닐까. 과업을 이룬 이산(이준호)은 저승인지 꿈결인지 모를 곳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덕임(이세영)과 재회했다. 두 사람은 비로소 왕과 왕의 여인이 아닌 필부필부(평범한 남편과 아내)로 사랑을 완성했고, 그들의 순간은 영원이 됐다.

"결말이요?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차 안에서 이동하면서 엔딩을 봤는데, 먹먹해서 밥이 잘 안 넘어가더라고요. 여운이 많이 남아있어요. 너무 슬픈데 결국에는 두 사람이 만났고 함께 행복을 느낀 거니깐요."

덕임(이세영)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의 정조 이산의 이야기를 담은 16회, 17회에서는 유난히 감정신이 많았다. 이준호는 "간극이 정말 컸다. 워낙 감정의 폭이 넓었기 때문에 이 인물의 감정에 가장 집중했다.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호흡이나 대사의 속도 같은 게 따라와 주더라. 그 인물에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 편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산(이준호)과 성덕임(이세영)은 '산덕 커플'이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감독은 두 사람을 "최고의 조합"이라며 극찬했다.

이준호는 파트너 이세영에 대해 "정말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주고받는 합이 너무 좋았어요.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를 이끌어 준 사람이었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웃음). 덕분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죠. 서로 다독여주고, 즐기는 현장이었어요. 그런 현장이 있다는 걸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동화됐어요. 힘이 많이 됐어요."

영조 역의 이덕화는 이준호에게 롤모델이 됐다. 이덕화는 앞서 '옷소매 붉은 끝동' 제작발표회에서 '진실성이 있는 배우다. 이렇게 괜찮은 친구가 없다'며 이준호를 향한 애정을 쏟아낸 바 있다. 이에 이준호는 "제작발표회 때 그렇게 칭찬해주셔서 너무 놀랐다. 몸 둘 바 모르겠더라. 제작발표회가 끝난 후에도 또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라. 너무 기뻤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영조, 정조로 있으면서 굉장히 큰 힘을 받았다.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시다. 굉장히 나이스 하신 선배님이다. 후배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 에너지를 따라가게 된다. 벽을 먼저 허물어주셔서 감사했다. 현장에서 늘 '전하'라고 불렀다(웃음). (이덕화 선배님처럼)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마친 뒤 이준호는 오는 1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리는 단독 팬미팅 'JUNHO THE MOMENT'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3년 만에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게 된 이준호는 "팬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싶다. 혼자 보여주기보다는 함께 호흡을 나눌 수 있는 팬미팅을 기획하고 있다. 팬 분들과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은 기회 아니냐. 천천히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시간 함께 보내고 싶다. '인간 이준호'의 모습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자리, 앞으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2PM '우리집' 역주행 열풍부터 '옷소매' 신드롬까지, 이준호는 2년 연속 술술 잘 풀리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준호 코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확실한 대세 반열에 올랐다. 12년 전 "자신의 계절을 기다리겠다"라고 했던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이다.

"그때와 지금 마음 가짐은 비슷해요. 지금도 늘 꿈을 꾸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아요. 계속해왔던 대로 꾸준히. 꾸준함이 저의 큰 원동력이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하고 싶어요. 요즘 그 모습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좋은 흐름이라고 봐주셔서 기분 좋고 감사해요."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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