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가족' 김진우 감독 "상황에 집중해서 보길" [인터뷰]
입력 2022. 08.24. 16:20:57

김진우 감독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모범가족'이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지난 12일 공개된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이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물. 애정과 혈연으로 맺어졌지만 의미가 퇴화돼 가는 동하(정우)와 은주(윤진서)의 가족, 범죄를 저지르며 의리로 맺어진 조직원 광철(박희순)의 가족, 책임감과 동료애로 맺어진 경찰 주현(박지연)의 가족 등 세 가지 형태의 가족이 등장한다.

김진우 감독은 혈연을 비롯해 이외 의리, 동료 등 다양한 형태로 맺어진 가족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보게 했다. 그는 "가족이라는 의미가 쉽지 않은 거 같다. 기본적으로 혈연으로 맺어진 것을 가족이라 하지만 폭력 조직이 얘기하는 가족은 조금 왜곡되고 정상적인 개념은 아니다"라며 "경찰은 책임감과 의무감을 통해 맺어진 가족이다. 가족은 학습하고 맺어진 것이 아니기에 서툴다. 사회로 나가기 전에 첫 단추이지 않나. 미리 배우지도, 규범서가 있는 것도 아니라 쉽지 않은 관계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범적이라는 것은 외부에서 가치 평가가 주어지는 것이고, 구성원들만 알 수 있다. 구성원 속으로 들어갔을 때 이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갈등과 어떤 위기, 균형을 갖지 못하는지 볼 수 있다. 결국 알 수 있는 건 이들이 직접 꺼내야 하는 거다. 어떻게 해결하는 게 옳다, 맞다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부재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공개 후 긴장됐다는 김 감독이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감이 컸다. 정우와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김 감독은 "정우와는 두 번째 호흡이다. 제일 좋았던 점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정우, 박희순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갔다. 즐거웠다"며 "박희순에게 힘을 빼고 내면에서 나오는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미 다 이해하고 있더라. 정우는 너무 열심히 한다. 몰아치는 감정을 열심히 준비해 오고, 주변 사람들과 호흡도 매번 좋았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긴장감 높은 연기에 비극을 극대화하는 감독의 미장센, 음악이 잘 어우러져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다층적으로 인물에 대해 보여주려고 했다. 서사에도 디테일을 줘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르물은 지루해지거나 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시제를 잘 쪼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한밤, 새벽, 동이 트고 질 때 등을 통해 대사가 많이 없는 광철과 지연의 심리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 시간대가 주는 긴장감이 있다. 판타지적이지도, 너무 사실적이지도 않은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시제를 고집했다"고 밝혔다.

또한 컨트리풍의 음악 설정에 대해선 "배우들의 연기가 음악 때문에 묻히지 않게 하고 싶었다. 슬픔, 분노, 화남을 음악으로 먼저 표현해서 배우들의 연기가 음악을 쫓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배우보다 음악이 뒤로 처져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며 심리적인 불안 상태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결말에 대해 김 감독은 "작가님과 이야기할 때 완결성을 짓고 가는 게 맞다고 말했었다. 조직이 상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상선은 어떤 조직인지, 총에 나타난 계급 표시, 마지막 엔딩에서 광철과 동하에게 전화 온 사람은 누구인지, 같은 사람인지, 동하는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지 등 시청자분들이 시즌제를 통해서 조금 더 해결해줬으면 한다면 아마 시즌2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다음이 보고 싶다고 한다면 가능할지도"라면서도 "완결성을 짓지만 이 정도는 열어두고 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열어둔 결말은 아니"라고 시즌2 계획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진우 감독은 "여러 상황을 겪고 나서 가족과의 사회 요소 등 어려움을 뚫고 모범가족이 됐다는 것. 어디서 삶의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현실적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며 "상황에 집중해서 본다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줬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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