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화 발전에 도움”…‘바람의 향기’ 감독, 7년 만의 BIFF 방문 [종합]
입력 2022. 10.05. 17:19:29

'바람의 향기'

[부산=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란 영화의 발전을 도와줬어요. 이란 영화 제작자, 감독들에게 이 영화제는 매우 중요하죠. 이란 영화에 자유를 주고, 바람을 불어준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제작자, 감독들은 항상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어 해요.”

‘아야즈의 통곡’으로 지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두 번째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번엔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5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는 개막작 ‘바람의 향기’(감독 하디 모하게흐)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하디 모하게흐 감독, 레자 모하게흐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영화관 좌석 100%를 사용한다. 이번 행사에는 약 17만 명의 관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장은 이미 매진돼서 꽉 찰 거라 예상된다. 관객들에 대한 기대치는 2019년 기준, 100%이길 바란다. 아직도 극장에 오는 걸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그것을 감안하면 일반 극장은 60% 회복됐다. 저희는 80~90%는 기대한다”라고 소망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통해 본격 축제의 막을 올린다. 개막작은 이란의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다. 페막작은 일본의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됐다.



2015년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시 방문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인간이 느끼는 기억과 추억은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에 머물지 말아야하지만 우리는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행복이라 생각한다”라며 “사람에게 추억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다시 한국에 오니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부산에 대한 기억은 미스터 김(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과의 추억이 첫 번째였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해 모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깨끗한 영혼에 대해 보여줄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 특히 저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한국분들의 예의바른 환대를 통해 굉장히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 굉장히 아름다운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영화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성이 전신 마비 아들을 간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인간의 선의가 아직 남아있는지 의심스러운 세태 속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준다.

개막작 선정에 대해 독은 “제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했을 때 스스로에게 ‘왜?’라고 물었다”면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을 향해 “왜 제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셨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허 집행위원장은 “단순하다. 영화가 좋아서다”라고 답했다.

‘바람의 향기’ 속 등장인물들은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거나 장애물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로, 누군가를 돕는 장면만으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감독은 “‘바람의 향기’ 제목은 영화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면 왜 이렇게 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제목은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걸 의미한다. 아주 마른 땅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의 중요성은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굉장히 지쳐 숨을 쉬지 못한다고 해도 계속 살아 나아가야하기 때문에 영화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를 창조하기보다 옆에 존재한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 감사하다”라고 전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저는 그냥 제 삶, 주어진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좋은 사람이라면 그냥 오는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저에게 온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을 거다. 그래서 저는 열려 있으려고 노력한다”라고 영화가 관통하는 메시지를 언급했다.

영화의 배경은 이란의 데다쉬트다. 감독은 “데다쉬트는 이란의 남서부에 위치해있다. 경제적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그곳을 떠나고 있다. 저는 그 장소에서 태어났기에 장소도 저를 이해하고, 저도 장소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 스토리에 대한 다른 해석을 주는 이유다”라고 소개했다.

‘바람의 향기’는 감독이 직접 주연을 맡았다. 감독은 “장애에는 사회적, 정신적 장애가 있다. 저는 장애를 만났을 때 주제와 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면서 “제가 연기한 이유는 두 가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연기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이런 유형의 연기는 전문 배우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게 무엇인지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 외면이 아닌, 내면을 연기해야 했다. 대사가 거의 없었고, 침묵의 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배우를 보고 많은 걸 느껴야했다. 그래서 저만이 내면을 연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제가 연기하기로 했다”라고 답했다.

한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 지원 프로그램, 오픈 토크 등 부대행사를 전면 재개하며 공식 초청작 71개국 242편, 커뮤니티비프 111편, 동네방네비프 20여 편이 상영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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