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바이럴 마케팅→음악 저작권 둘러싼 분쟁들 [종합]
입력 2023. 02.01. 00:47:20

\'PD수첩\'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PD수첩'이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각종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31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음반 산업이 발전하면서 요동치는 음원 시장의 실태와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에 대해 전해졌다.

최근 음원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음반 시장 규모는 세계 7위를 달렸다. 이렇게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작사·작곡가가 수익을 받는 저작권료, 음반 제작사가 수익을 받는 저작인접권료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음원 권리는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주식처럼 음원 저작 지분에 투자하면 수익을 배당 받을 수 있는 플랫폼 '뮤직카우'은 2020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누적 거래금 4천억 원, 가입자 수는 120만 명에 달한다.

뮤직카우는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사온 뒤에 지분을 쪼개 판매한다. 투자자들은 이를 경매처럼 매입하거나 서로 간에 거래를 할 수 있다.

뮤직카우 측은 "평균적으로 유저들이 받는 수익이 7%"라며 저작권료 수익률의 안정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 투자자는 "-74.8%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해가 안 되는 시스템이다. 저작권이라는 권리 자체가 쪼개서 사람들한테 나눠줄 수 있는 권리인지 솔직히 납득이 안 된다"며 "명확히 말해서 저작권을 가져오는 건 아니다. 저작권에서 나오는 수익을 나한테 나눠 달라는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을 가져온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뮤직카우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 보면 '저작권료참여청구권'이라고 적혀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내용은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현재 뮤직카우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으며, 증권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고, 규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뮤직카우가 제시한 조건을 이행했다고 판단했다며 규제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뮤직카우 측은 "개편된 구조를 통해 더욱 투명하고 선진적인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갖췄다. 저작재산권 및 저작인접권을 금융회사에 신탁해 투자자의 권리와 재산을 사업자의 도산위험으로부터 절연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음원 저작권을 새로운 투자처로 보고 사업에 나선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저작권은 물론 저작인접권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갈등이 생기고 있다.

과거 베이비복스 등 유명가수를 발굴한 윤등룡 대표는 음원 저작인접권 계약 과정의 불합리함을 호소했다. 윤 대표는 당시 400여곡에 대한 저작인접권료로 1년에 8000천만 원 정도를 받았다. 하지만 계속된 자금난에 시달렸고, K사 측은 한시적으로 5년 간 저작인접권을 담보로 총 3억 원을 주기로 제안을 해왔다. 제안을 받아들이자 2억 원만 지급한 뒤 깜깜무소식이었다.

그의 저작인접권이 K사로 넘어간 갔지만, 남은 1억 원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윤 대표는 "넘겨주고 나서 문제가 발생햇다. 사기였던 것 같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K사 전 대표 역시 잘못을 모두 인정한 상태. 하지만 피해자는 여러 명이었다. K사는 대기업 L그룹의 자회사로, 제작사들을 상대로 저작인접권을 악용해 약속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내부 관계자들의 제보도 쏟아졌다.

피해를 본 음반 제작사들은 입을 모아 "가요계 관계자이자 선배가 K사를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K사는 이러한 업계 선후배 간의 신뢰 관계를 알고 선배들을 포섭한 거라고. 이들은 중 일부는 K사 고문으로 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또한 이날 음원 차트 순위권 쟁탈과 바이럴 마케팅의 실태도 공개됐다. 음원 차트의 순위는 곧 팬덤의 화력이자 흥행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이에 100위권 안에 들기 위해 바이럴 마케팅을 이용해 철저히 기획된 채 순위 공략에 나선다는 것.

특히 유명 히트곡을 유사하게 만들어 '양산형 발라드'를 제작하기도 한다. 직접 바이럴 업자들이 코치를 해 노래를 바꾼다는 것이다. '나의 아저씨' OST와 비슷하게 제작한 한 드라마 OST가 문제가 됐다.

박성일 음악감독은 "코드가 비슷할 수는 있다. 마디 수나 제가 선택했던 장치들은 나만의 노하우가 아니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동일한 위치에 존재하는 건 의식하지 않고서는 굉장히 불가능한 일 같다"고 꼬집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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