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석호 “마동석=좋은 어른, ‘범죄도시3’로 배려 배웠죠” [인터뷰]
- 입력 2023. 06.23. 08: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로 이렇게 크게 관객들에게 관심 받고, 사랑 받는 게 처음이에요. 좋은 영화에 참여하고, 한 일원으로서 도움이 됐다고도 말씀해주시니까 감사하죠. 얼떨떨해요. 이런 게 처음이라서.”
'범죄도시3' 전석호 인터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양호 역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 것.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전석호다.
“아직도 감이 안 와요. 지금 생각해보니 대단한 작품에 참여했구나 싶죠. 찍었을 때는 좋은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기대감도 없었고, 부담감도 없었죠. 좋은 분들과, 좋은 어른들과 작업하는 게 제일 행복했으니까요.”
전석호는 극중 빌런과 조력자를 오가는 김양호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마석도와 콤비 케미를 보여주는 김만재 형사 역의 김민재, 초롱이 역의 고규필과 함께 ‘범죄도시3’의 신스틸러로 떠오른 바.
“감독님께서는 찍기 전이나 후에 공들인 캐릭터라고 말씀하진 않으셨어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죠. 찍은 후에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셨는데 ‘내 캐릭터가 재밌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캐릭터인지도 몰랐거든요. 김양호는 마석도 앞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규필이 형이 분장한 걸 봤는데 ‘이거 사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하. 너무 셌거든요. 그런 인물을 가까이서 처음 봤어요.”
‘웃음벨’로 활약한 그는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달라진 주변 반응에 대해 묻자 “인터뷰하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범죄도시3’를 천천히 뜯어보면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중이 볼 수 있는 코드로 만들어내는 엄청난 사람들이죠. 대중 영화로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인물들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부모님, 친척들도 좋아하고, 조카들도 좋아해요. ‘범죄도시’만이 가진 코드로 관객들과 제 주변 지인들을 관통한 것 같아요. 제가 올해 마흔인데 제 친구들은 웬만하면 영화관에 안 가거든요. 그놈들이 영화관에 갈 정도면 뭐. ‘범죄도시’만의 통쾌함도 있고, 그 안에 웃음 코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2017년 개봉된 ‘범죄도시1’(감독 강윤성)은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청불 영화 흥행 톱3에 등극했다. 전편의 4년 후를 그린 ‘범죄도시2’는 1269만 명을 기록, 2022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으며 팬데믹 기간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3편 또한 천만 돌파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제작진들이 너무 잘해요. 이 정도면 문제죠. 동석이 형은 브랜드 같아요. 마동석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 그리고 다년간 쌓아온 ‘범죄도시’만의 색깔이 있죠. 1, 2, 3편 색깔이 다 다르면서도 공통적인 건 남녀노소가 좋아한다는 것. 그게 아마 제작진이 가진 힘과 마동석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 그리고 중간에 들어오는 인물들은 바뀌지만 중심을 잡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진심을 관객들이 좋아해주신 거죠. 마석도의 대사를 보면 ‘경찰은 그러면 안 되잖아, 우리라도 해야지’라는 게 있어요. 그런 것에 있어 단순하면서도 관객들이 아는 지점이라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범죄도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마동석을 바라보며 전석호는 “좋은 어른 같다”라고 밝혔다.
“중심을 잡아주고, 주변에 후배들이 얼지 않게 세심하고, 섬세하게 인물을 하나하나 살려주셨어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각자 배역, 인물들, 형사팀의 막내까지 챙겨주는 모습이 좋은 어른이었죠. 그러다 보니 주성철 역의 준혁이도 그렇고, 토모 역의 세호 형도 그렇고 훨씬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좋은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요. ‘마동석 영화’라고 하지만, 한 명 한 명 소개해주는 모습들도 좋았어요. 그게 좋은 어른이 가진 덕목 중 하나라고 느꼈죠.”
이 덕분에 김양호 역을 부담 없이 표현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제가 생각한 게 무엇인지 듣고, ‘그렇게 가자’고 하셨어요. 김양호는 ‘범죄도시’에서 유일하게 화를 내지 않는 인물이거든요. 감독님과 첫 미팅 자리에서 ‘위험한 건 모르고 싶어서 모르는 인물인 것 같다’라고 얘기했더니 ‘그렇게 (연기)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라고 하셨죠. 현장에서도 믿어주셨어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건 없었죠. 오히려 ‘이렇게 하면 더 재밌겠는데?’라고 해주셨어요. 배우들이 ‘범죄도시’라는 버스 안에 올라타 긴장할 수 있는데 부담감과 주눅 들지 않게 잘 챙겨주셨어요.”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계획되어 있다. 신스틸러로 톡톡히 활약해준 덕에 다음 편에서 김양호를 만날 수 있길 바라는 관객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걸 찾아야하는 것 같아요. 인물로서가 아니라 작품으로써 ‘김양호가 나오는 게 효과적일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등장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지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르니까. ‘범죄도시’가 가지고 있는 사건의 무게감은 무겁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일조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아요.”
2000년 영화 ‘하면 된다’ 단역으로 데뷔한 전석호는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의 하 대리 역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이후 ‘힘쎈여자 도봉순’ ‘굿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킹덤’ 등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범죄도시3’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그에게 이 영화는 어떻게 다가올까.
“현장에서 어른이 보여주는 배려 같은 걸 많이 느꼈어요. 제작진 분들과 대표님 포함해서 많은 배우들이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토론도 많이 했죠. 촬영을 하다보면 인상 찌푸리는 일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었어요. 매 장면, 매 신을 잘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열정을 많이 배웠죠. ‘범죄도시3’는 저에게 큰 선물이에요. 그전에도 터닝 포인트가 되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영화로써 큰 사랑을 받은 첫 번째 작품이 됐어요. ‘800만, 1000만 배우’라는 타이틀이 가진 무게감은 잘 모르지만 그런 선물을 안겨준 저에게 있어 중요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