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2’ 김신록 “해외팬들 ‘Unnie’라고 DM, 천지개벽할 일” [인터뷰]
- 입력 2024. 11.01. 11: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열일 행보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 공개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까지. 2편의 작품을 연속해 내놓은 배우 김신록이 데뷔 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옥2' 김신록 인터뷰
‘지옥2’(각본 최규석, 연출 연상호)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과 박정자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활자 박정자로 돌아온 김신록은 시즌1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다. 박정자는 시연 이후 4년 만에 부활하고, 부활한 뒤 새진리회에 잡혀 4년 동안 감금 생활을 하는 인물.
시즌2 박정자는 스스로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에너지나 이미지를 환각을 통해 마주한다. 김신록은 박정자가 겪는 절박함, 무력함, 무료함 등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절박함, 무력함, 무료함은 상반되는 말이잖아요. 중요한 키워드였어요. 만화책을 보면 박정자가 초탈한 선지자 같은 표정을 많이 해요. 실사 영화로 넘어올 대 초탈한 선지자의 표정으로 일관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극을 추동해나갈 수 있는 힘을 줘야하는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민혜진처럼 의지적으로 결단하는 게 아닌, 갇혀있는 상태잖아요. 어떻게 역동성과 활력을 줄 수 있을까 했을 때 어딘가 닿고 싶은 열망이라 생각했어요. 어디에 닿으려는 열망은 적극적이고 동적인 에너지를 가지거든요. 그리고 닿는 건 수직상승 이미지라면 절망은 추락하는 이미지니까 낙차를 크게 가져갈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은 인식의 시공간이 해체되어 있고, 여러 이미지를 꿈, 기억, 환각을 통해 보니까 이 사람이 어딘가 사로잡히는 순간들이 돌발적으로 나왔으면 했죠.”
김신록은 시즌1에서 리얼리즘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 바. 시즌2에서는 시즌1과 다른 과감함을 보여준다. 앞선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김신록의 연기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기도.
“시즌2에서 박정자가 부활한 후 4년이 흘러요. 그리고 지옥에 다녀와 완전히 다르게 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했죠. 만약 부활해서 걸어 나오는 신으로 시작했으면 훨씬 어려웠을 것 같아요. 물리적인 시간도 3~4년이 흘렀는데 어떻게 또 이어받아야하나 고민했을 거고요. 큰일을 겪고 나서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려도 상관없을 정도의 가능성이 열리니 연기도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리얼리즘을 살짝 비켜가도 좋지 않을까, 시즌1에서 안정적으로 잘 했으니 과감하게 해도 되지 않을까 제안을 주셔서 마음이 편했죠. 첫 촬영 장면은 김정칠에게 지옥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는 신이었어요. 감독님께서 ‘컷’ 하고 아무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공백이 꽤 있었어요. 한참 있다가 ‘오케이’라고 하셨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모니터 앞에서 술렁였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생각했던 그림과 이미지가 달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김신록 배우를 믿어보자고 해서 오케이 하셨다고 했어요. 그게 감사했어요. 믿음을 주셨으니까요. 배우가 인물에 대해 깊이 생각했을 거라고 여지를 주시는 거잖아요. 이런 톤이 합의 됐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연기했어요.”
다양한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쌓아가던 김신록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지옥’을 통해서다. ‘지옥’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지옥2’가 나오기 전 3년 사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은 것.
“넷플릭스 작품은 전 세계로 오픈되잖아요.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전 세계 팬들이 ‘Unnie’, 언니라고 보내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신기했어요. 천지가 개벽할 일이죠. 하하.”
김신록이 ‘지옥’ 시리즈를 만난 건,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닐까. 그는 연상호 감독과 첫 만남, ‘지옥’ 세계관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앞으로 만날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국립극단에서 공연하려고 분장실에 있을 때 김용완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났는데 나중에 자기가 뭘 하게 되면 연락드려도 되냐고 하시더라고요. 연락처 교환 하고 2년이 지난 후 분장실에 있는데 ‘전주 김용완 감독’이라 휴대폰에 떴어요. 본인이 ‘방법’에 들어가는데 무당 역을 해줄 수 있냐고 하셨죠. ‘왜 연극배우들은 무당처럼 센 역할만 시키지?’ 싶었어요. 김 감독님께선 큰 역은 아니지만 포문을 여는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쓰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김신록 배우를 쓴다면 제작자에게 설득해야한다며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얘기해달라고 하셨죠. 이게 저를 어디로 데려다줄지 몰라서 하겠다고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하겠다고 한 나 자신 몹시 칭찬해!’ 하하. 이런 경험들이 저에게 흔쾌한 사람이 되는 것에 이로움을 깨닫게 하는 것 같아요. 이후 연상호 감독님은 ‘방법’을 보고, 오디션 없이 ‘지옥’에 저를 캐스팅하셨어요. 앞으로도 두려움보다는 가능성을 믿고, 흔쾌하게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