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OX로 갈등 표현”…‘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장 가보니
- 입력 2024. 11.11. 14:30:44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시즌2로 돌아온다.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의 등장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주요 세트 2곳이 국내 취재진들에게 공개됐다. 해당 공간에서는 또 어떤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펼쳐질까.
'오징어 게임2'
이날 오전 서울광역시 광화문에서 집합한 취재진들은 넷플릭스 측이 준비한 차량을 타고 ‘오징어 게임’ 세트장으로 향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글로벌 인기를 끌었기에 넷플릭스 측은 철통보안을 위해 위치 및 정보 등은 철저히 함구했다.
세트장에 들어선 취재진들을 향해 김지연 대표는 “먼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 시즌1 때도 이런 자리를 한 번 마련하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창궐하고, 타이밍이 안 좋아서 이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는데 여러분을 모셔 이렇게 세트를 자랑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유례없는 흥행을 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기본에는 한국 기자, 관객분들이 열려하게 응원해 주셔서다. K콘텐츠로 이렇게 끌어올려 많은 응원과 붐업을 해주신 것에 크게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열기에 부응해 저희가 시즌2에서도 시즌1에 못지않은, 아니면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할 텐데라는 또 다른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의 성기훈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돌아서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성기훈을 쫓아가는 이야기가 시즌2의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며 “성기훈이 결국 자신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시 이 게임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게임장으로 돌아와 이 안에서 게임을 하며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해내려는 노력이 시즌2의 주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즌2는 지난해 7월부터 촬영을 시작,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됐다. 배우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등 기존 캐스트들을 비롯해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탑),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황동혁 감독은 “제가 불행히도 인기 있는 모든 캐릭터들을 거의 다 죽여 버려서 새로운 인물들이, 배우들이 새 시즌에 투입됐다. 새 게임에는 시즌1보다 젊은 참가자들이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세대와 연령과 그리고 성별의 남녀 참가자들이 시즌2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시즌1에서는 기훈과 상우(박해수)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다는 관계로 등장한다.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인 관계가 있는 참가자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미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또 거의 신인급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에서는 게임을 그만두는 OX를 선택해 게임이 끝나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참가자들에게 부여하는데 시즌2에서는 그 시스템을 좀 더 발전시켜 사용해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에게 나갈 수 있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들이 매번 투표를 통해 이곳에 남을지와 나갈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남을지와 나갈지를, O와 X를 선택한 것에 따라 그 무리가 나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시즌2에 삽입했다”라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요즘 편 가르기가 많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지역적인, 종교적인 갈등, 전쟁도 많고 당장 국내 상황만 보더라도 세대 간의 갈등, 젠더의 갈등, 흔히 ‘이대남’ ‘이대녀’라고 표현되어지는 그런 성별의 갈등, 지역의 갈등, 계층 계급의 갈등, 너무나 많이 편을 가르고 선을 긋고 그 자신이 속하지 않은 자기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집단을 틀리다고 말하고, O와 X로 구별하고, 서로 공격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한 어떤 풍자적인 요소로서 이번에 선거 시스템과 O와 X를 통한 ‘서로 간의 구별’이라는 것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로 녹여냈다”라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소 중에는 세트장도 언급된다. 동화 같으면서도 강렬한 세트와 시각 효과가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 특히 ‘오징어 게임’은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여우게스트(이유미), 시각효과, 스턴트, 프로덕션 디자인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했다. 이는 우리나라 작품이 각본, 연출, 연기 외에도 기술과 미술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에 올랐다는 것을 공식 인정받은 셈이다.
시즌1에서 등장했던 핑크 미로 복도는 디테일을 더해 더욱 복잡해진다. 통로가 하나씩 추가됐으며 11M 높이로 시즌1보다 더 규모감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전체 평수는 95평에서 30~40평을 더 올려 작업을 해 120평 정도의 세트 규모를 설계했다.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을 때 ‘유아적인, 어떤 어린 동심의 색깔이 무엇일까’라는 것들을 많이 고민 하면서 전체적인 룩을 잡아갔는데 대표적인 컬러로 핑크를 선택했고, 핑크가 주되게 표현된 공간”이라고 했다.
공간 디자인은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채 미술감독은 “학창시절 때부터 에셔의 작품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했었는데 그분의 작품을 제 작업에 표현을 하고 싶어 고민하다가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만나게 돼 영감을 얻고, 얻은 저의 생각들을 ‘오징어 게임’의 주제에 맞춰 디자인 하게 됐다. 그래서 에셔 작품의 어떤 모순과 역설 같은 부분들을 ‘오징어 게임’의 주제와 맞게 표현을 하고 싶어 참고를 해 디자인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복도의 통로에 대해선 “어떤 캐릭터들의 갈등과 관계, 여러 가지의 감정들의 표현들이 미로 복도의 통로들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펼쳐지게 될 것 같다. 여기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이 다음에 어떤 공간들을 통과하면서 올라가는 그 지점까지도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적재 창고처럼 침대가 층층이 쌓여있는 대형 숙소 또한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456개의 침대를 쌓아 올린 숙소 세트는 압도적인 크기로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위용을 자랑하기도.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O, X 표식이었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상징적인 숙소의 모습에서 많이 변화되지 않은 선에서 어떤 포인트를 줄까 고민하다 감독님이 바닥에 OX를 얘기하셨다. 기훈의 어떤 복수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흐름을 가지다 보니까 조명을 조금 어둡게 설계했고, 그 조명의 어두움에 OX가 불이 밝혔을 때 갖고 있는 대비감을 시각적으로 표현을 하려 했다. OX가 갖고 있는 어떤 직관적인 느낌은 ‘너랑 나랑 다르고,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는 대립의 시작인 거지 않나. 색감도 빨간색과 파란색이 대비되는 것들이 사회적 이념이나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의미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높이감도 더 높였다. 시즌1에서는 11M였는데 지금은 13M까지 해서 규모감을 올렸다. 전체 평수는 400평정도 되는 규모로, 보조 출연자분들과 참가자들, 스태프들이 다 들어와도 될 만큼의 평수를 만들기 위해 세트장을 확보했다. 제작 기간은 한두 달 정도 걸렸는데 다시 한 번 이런 공간을 제작하고, 만들고, 구현하게 되는 것에 굉장히 영광이었다”라고 마무리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되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린 시즌3는 2025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