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호날두, 그리고 유아인
입력 2024. 11.27. 13:14:31
[유진모 칼럼] 11월 26일 기준 연예계 최대의 핫 이슈는 배우 정우성(51)과 모델 문가비(35), 그리고 그들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이다.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 만났고, 지난 3월 문가비가 아들을 출산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졌고, 정우성은 금세 자신이 친부임을 시인했다. 그는 결혼은 안 하지만 아이의 양육비 등 친부로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알렸다.

여기까지는 여론이 찬반으로 갈렸다. 정우성이 쿨하게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하고 경제적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점에 대해 그의 뜻을 존중하자는 의견이 팬들로부터 나왔다. 한편에서는 아버지로서의 진짜 책임은 가정을 이루고 그 환경에서 아이를 살게 해 주는 게 아니냐는 곱지 못한 시선이 등장했다. 책임인 듯 책임이 아니라는 뉘앙스의 반응이다.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한 매체를 통해 한 변호사는 정우성의 재산이 최소한 1000억 원은 될 텐데 아이가 20살이 될 때까지 지급할 양육비는 약 7억 원이 조금 넘는다는 계산서를 냈다. 만약 결혼을 했다가 이혼할 경우 문가비에게 보상해야 하는 위자료는 최대 50%이기 때문에 손익 계산서를 따져 결혼을 피하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이 육체관계를 맺을 당시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현재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아이 출산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심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는 내용이 맞는다면 정우성은 출산을 원하지 않았다고 유추할 수 있다. 문가비가 어떤 계산을 했는지 몰라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임신하면 출산하는 게 정답이다.

그런데 반전이 발생했다. 정우성이 비연예인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듯한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보도된 것. 그뿐만 아니라 그가 한 여성과 키스하는 사진 역시 유출되었다. 그러자 여론은 안 좋은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 중이다. 정우성은 소셜테이너로 유명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앞장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왔던 진보적 연예인이다.

특히 그는 외국인 난민 수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목청껏 외쳤던 대표적인 소셜테이너이다. 외국인 난민 수용은 사해동포적 시각에서는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사실 각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 아직 보수적인 시각이 강한 우리나라는 매우 배타적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도 아직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독거노인과 고아 문제도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포르투갈 축구 스타 호날두와 비교하고 있다. 그는 2010년 대리모를 통해 아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니어를 얻었다. 그는 대리모에게 아들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비밀을 지켜 줄 것을 요구하면서 연간 950만 파운드(약 166억 원)나 되는 거액을 아들의 성장기가 끝날 때까지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또다시 대리모를 통해 둘째 에바 마리아 두스 산투스와 셋째 마테오 호날두를 낳았다. 그때도 자신의 친자임을 확인한 뒤 대리모에게 거액을 지급하며 비밀 유지와 함께 양육권을 넘겨받았다. 그는 연인 조지나 로드리게스와의 사이에 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 현재 로드리게스는 앞서 낳은 세 명의 아이까지 키우고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 영화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결혼하자고 프러포즈하면 여자가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아 왔다. 중세까지만 하더라도 결혼은 남자를 위한 제도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조금씩 입증되고 있다. 물론 그런 느낌조차도 남성 위주의 시각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이후 남녀의 시각은 항상 상충했다.

어쨌든 현시점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회의적이다. 결혼율과 출산율이 계속 줄고 있는 게 그 증거. 정우성이 결혼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든 법과 도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톱스타이므로 언행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책임은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타격이 없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배경은 언어와 글을 비롯해 무한한 학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은 동물 중 보노보 원숭이와 함께 유이하게 교미 시기가 따로 없고, 동성애와 자위행위를 한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성욕의 근원은 종족 보존에 있다. 자신의 생이 짧은 것을 깨닫고 간접적으로 영생을 얻기 위해 성욕을 만든 것이다.

만약 성욕이 없다면 그런 쉽지 않은 행위를 할 이유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DNA는 진화 속에서 성욕을 만들고 물려준 것이다. 따라서 성욕을 욕할 근거는 희박하다. 다만 도덕과 위생과 배려는 필수이다. 두 사람이 사랑이든, 성욕이든 어쨌든 합의하에 성행위를 했다면 문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면 피임 역시 필수이다.

유아인은 평소 바른말을 잘하는 소셜테이너로 유명했다. 그러나 수차례의 마약 투약 혐의가 인정되면서 그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생활에 대해 안 좋은 소문까지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만약 그 DM의 주인공이 정우성이 맞는다면, 소문으로 떠도는 여자관계 문제가 사실이라면 정우성은 호날두와 비교될 게 아니라 유아인과 비교되는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다.

물론 수많은 팬들은 정상급 배우라는 K-컬처의 선봉장으로서의 가치와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사소한 사생활을 동일선상에서 묶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맞는 말이고, 중요한 준거틀이다. 그러나 언행일치가 될 때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아내가 욕을 먹게 만든 장본인이지만 당대 최고의 미남의 유혹은 물리쳤다. 도덕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