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이끈 주지훈의 연기 내공[인터뷰]
입력 2025. 01.26. 07:00:00

주지훈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아마 제가 웹툰 원작 드라마를 가장 많이 해본 배우 일 거다. 웹툰을 영상으로 옮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배우 주지훈이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좋은 친구들' 이후 10년간 방황했던 이도윤 감독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신인 배우 추영우, 하영을 이끌며 '중증외상센터'를 완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감독 이도윤)은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영화 '좋은 친구들'​을 연출한 이도윤 감독과 '아다마스'의 최태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앞서 이 감독은 "첫 영화 이후 10년을 방황하고 있었는데 고민이 많아지더라. 그때 생각한 게 내 취향이 좁았던 게 아닌가 싶어서 넓히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때 주지훈에게 연락이 왔다. 백강혁 캐릭터가 주지훈이 가진 결과 비슷했고 그와 다시 한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지훈은 원작의 밝은 분위기와 이 감독만의 색깔을 합치면 적당한 따뜻한 밝기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단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 제가 웹툰 원작 드라마를 가장 많이 해봤을 거다. 웹툰을 영상으로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적인 게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과 생각의 차이가 크다. 저는 플레이어다. 현장에서 경험하고 회의를 할 땐 괜찮은데 막상 찍으면 이상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중증외상센터' 원작을 보면 아주 밝고 순정만화 그림체다. 그걸 그대로 찍었으면 아마 엄청나게 욕을 먹었을 거다. 아무리 전문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 해도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나. 이 감독이 굉장히 어둡다. 이 둘을 합치면 적당한 따뜻한 밝기가 나올 것 같았다"


극 중 주지훈은 실력도 사명감도 있지만 싸가지가 없는 신의 손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을 연기했다. 백강혁은 원작의 스타일리쉬하고 만화적인 표현을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캐릭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글과 만화는 각자가 원하는 편집을 해서 보기 때문에 모른다. 영상으로 찍어 놓으면 시청자 입장에서 '쟤 왜 저래?'라고 느낄 수 있다. 플롯이 맞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봤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제일 힘들었다.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관객이 어떻게 재밌게 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주지훈은 백강혁이 홀로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닌, 다 함께 고군분투하며 원팀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백강혁이 아니라 팀 자체를 의인화했다고 생각했다. 백강혁 한 명이 아니라 팀 구성원이 마치 한 인물 안에 있는 거다. 이 플롯이 어떻게 흘러가고 전체가 성장해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원작을 봤을 땐 백강혁이 원탑이고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팀의 성장이고 그 성장기를 보여주는 양재원(추영우)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감독님과도 양재원의 성장, 팀의 성장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톤앤매너를 맞춰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작품이었다"

'중증외상센터'는 지난해 의료 파업 이후 처음 공개되는 의학 드라마이기도 하다. 주지훈은 이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유쾌한 판타지물로 카타르시스를 전하고 싶었다고.

"평소 정치적인 성향이 센 사람도 아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작품은 시의성으로 만든 건 아니다. 유쾌상쾌통쾌한 판타지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더라. 세상 모든 일에 부조리한 부분이 있고 우리가 바라는 모습, 상황들이 있지 않나. 백강혁이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일에 목소리를 내는, 통쾌한 이야기가 매력있다고 생각했다. 현실에서 내가 못 하는 것들을 드라마에서 풀어주는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다"


동시에 메디컬 드라마로서의 현실적인 부분도 놓칠 수 없었기에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단한 수술이 실제로 위험하고 엄청 큰일이다. 하지만 이건 극이기 때문에 보여줄 게 별로 없다. 예를 들어 극 중 백강혁이 헬기에서 환자 머리에 구멍을 뚫지 않나. 굉장히 정교한 작업이다. 그림으론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흔들리는 헬기 같은 상황을 부여해주신 거다. 이 안에서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고 몰입이 되도록 하는데 정말 고생했다. 실제 중증외상센터 의사분과 최고 수준의 간호사들이 상주해 계셨다. 계속해서 회의를 하고 많이 부딪혔다. 의견의 중립을 찾는 게 힘들었다"

실제 주지훈은 배우들과 한 번 만날 때마다 7시간씩 스터디를 했다고 한다. 치열한 고민과 연구 끝에 완성한 백강혁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쾌상쾌통쾌한 시리즈다. 우리 모두가 살면서 불만도 있고 부조리한 일을 당할 때도 있지 않나. 우리 드라마를 통해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보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내려가시길 바란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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