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T 도영이 노래하는 꿈 '소어' [인터뷰]
- 입력 2025. 06.12.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그룹 NCT 도영이 '청춘'을 넘어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악을 들으며 꿈을 꾸던 소년은, 이제 음악을 통해 꿈을 전한다.
NCT 도영
도영은 지난 9일 두 번째 앨범 '소어(Soar)'를 발매했다. '소어'는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꿈꾸게 하는 힘'을 전하고자 하는 도영의 진심이 담긴 앨범이다.
첫 앨범은 '처음'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듯, 도영에게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처음보다 아쉽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랐다. 그는 "1집보다는 아쉽다는 소리를 듣지 말자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고심했다. 예를 들어 조금이라도 겹치는 형태면 배제하고, 너무 좋은 곡이어도 비슷한 장르면 다음 기회에 하는 게 좋겠다는 고민도 많이 했다"며 "음악적으로 1집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더 잘해보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고, 두 번째라서 약간의 성숙한 느낌을 더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도영은 '소어'를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비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울림이 되어 멈춰 있던 걸음을 다시 내딛게 하는 용기가 되기를 바랐다. 음악에서 스스로 '꿈꾸게 하는 힘'을 얻어온 만큼, 이제는 자신의 음악을 듣는 모두에게 그 힘을 건네고자 하는 그의 목표가 오롯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1집에서는 청춘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보려고 노력했고, 뒤이은 2집에서는 무엇을 녹여낼지 고민부터 시작했다. 2집에서는 1집에서 전한 메시지를 초월한 얘기를 해야겠다는 다짐이 있었다. 청춘이라고 하면 특정한 나이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특정한 나이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는 무언가를 얘기할 수 있는 소재를 생각해보니 꿈이 있었다. 제게는 꿈꾸게 하는 힘이 음악이다. 그런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주는 다양한 텐션과 바이브가 있지 않나. 가끔 누워있다가도 일어나고 싶어지게 만들다거나, 포기했던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음악들을 모아보자는 다짐이 있었다. 이번 앨범에 들어있는 열 곡을 들어보면 한 곡쯤은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게 존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번 앨범도 지난 앨범에 이어 10개의 트랙이 수록돼 눈길을 끈다. 도영은 이와 관련해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트랙 수에 제한을 두려고 한건 아닌데, 공교롭게 이번에도 10곡이 맞춰졌다. 사실 이번에는 더 많은 곡이 수록될 뻔하기도 했다. 그런데 후반부에 장르적으로 겹치는 이슈로 빠져나간 곡들도 많다. 그리고 이번에 정말 운이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1집을 발매한 뒤 저를 타깃으로 보내주신 음악이 많이 늘어났다. 덕분에 더 많은 곡을 수록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긴 시간 끝에 나온 앨범이지만 도영은 그 사이에도 NCT 그룹 활동, 뮤지컬 '웃는 남자', 예능 출연 등 각종 활동을 병행해왔다. 다방면에서의 활동만으로도 물론 벅찼지만, 도영은 되려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시간을 '힐링'처럼 여기며 차근차근 해내갔다.
"사실 곡은 1집이 끝나고부터 모았고, 1집 때 받은 것들도 있어서 노래를 수급하는 과정은 그렇게 빠듯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레코딩을 하고 보이는 것들을 만드는 기간들은 동시다발적이었다. 당시에 뮤지컬도 하고 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는데, 그냥 지금의 저를 기특하게 여기고 있다. 무사히 해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이 기한이 정해져있으면 다 하게 되지 않나. 그때 제게도 마감이라는 게 있었고, 그 기한을 맞추려고 일주일에 4곡씩 녹음하기도 했다. 제게 너무 소중한 앨범이니까 안 하면 안 됐고, 사실 못했어도 제 욕심을 못 채웠을 것 같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도 있다. 그리고 더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이 앨범은 만드는 과정에 있었고, 뮤지컬이나 127 콘서트와 같은 것들은 결과를 보여주는 시기지 않았나. 저는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 과정을 즐기는 스타일이라서 이 앨범을 준비하는 시간이 오히려 제게는 약간의 힐링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어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타이틀곡 '안녕, 우주 (Memory)'는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찬란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록 장르의 곡으로, 도영의 폭발적인 보컬과 시원한 기타 리프가 어우러져 벅찬 감정을 터뜨린다. 도영은 '기억(Memory)'으로부터 어떻게 '우주'를 떠올리게 됐을까.
"타이틀곡은 기억에 관한 노래인데, 사실 모든 기억들이 다 추억이 되지 않는다. 사라지기도 하고, 인상 깊은 기억이 추억으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기억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추억이 되는 거라고 설정했다. 이런 소재를 가사로 풀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가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주가 기억과 추억의 대명사고, 안녕은 맞이하는 'Hi'와 떠나보내는 'Bye'의 두 의미가 모두 된다."
또한 도영은 이번 타이틀 '안녕, 우주'가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이례적인 과정을 거쳐 타이틀로 선정된 만큼 기억에 남았다고.
"이번 앨범에 있는 10곡의 트랙들이 모두 타이틀로 내세워도 납득이 안 될 수 없는 곡들이다. 정말 전곡이 타이틀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좋았고, 그만큼 타이틀곡 선정에 오랜 고민이 필요했다. 무조건 타이틀이 정해져야 하는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때 마지막으로 서동환 작가님이 건반의 멜로디 라인만 있는 30초짜리 데모 형태의 곡을 보내주셨다. 그게 너무 좋아서 빌드업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NCT 127로 LA 콘서트를 갔을 때 그 음악을 받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그 음악을 확인하고 통화하면서 네다섯 시간 만에 1절 분량을 만들었다. 제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1절 분량을 만든 것과 다른 곡들이 경쟁이 붙은 뒤 '안녕, 우주'로 가자고 컨펌이 나있는 상태였다. 제가 SM에 10년 정도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타이틀에 선정된 곡이라서 기억에 남았다."
자신만의 색깔로 가득 채운 솔로 앨범을 낸다는 것. 도영은 1집과 2집을 돌아보며 '솔로 활동'만큼은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에 더욱 신경 썼다고 이야기했다.
"뒤돌아서 1집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게 내 노래라는 사실이 감사할 정도로 곡들이 다 좋았다. 다른 목소리로 들으면 서운할 정도다. 정말 좋은 곡들이 내 노래가 되어서 정말 기쁘게 하는걸, 더 기쁘게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물론 들어주시는 분들도, 그리고 팬분들을 위한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지만, 제 솔로앨범에 있어서는 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뭘 하고 싶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다."
지난 2016년 4월 그룹 NCT U로 데뷔한 도영은 어느덧 10년 차 가수가 됐다. 도영은 "사실 그렇게 오래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이 정도의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제가 엄청 선배가 됐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음악방송을 가면 순서가 뒤로 가기는 했지만, 요새는 그렇게 교류가 활발한 게 아니어서 선배가 된 느낌은 크게 없다"면서도 "오히려 저희 회사에 후배들이 많이 생기니까 그런 생각을 살짝씩 한다. 이제 정말 나이 차이도 많이 나니까 거기서 '내가 꽤 선배인가' 하는 생각이 온다. 제게는 지난 10년이 정말 재미있었고 고생했다는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도영은 1996년생으로,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입대 연한이 얼마 남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공백이라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며 "음악이라는 게 물론 발매 시기도 중요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노래를 처음 듣는 시기도 중요하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음악들이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도영이 말했듯 이번 앨범은 그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곡들로 구성돼 있다.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곡들을 통해 그는 언제든 자신을 추억할 수 있게 하려 했다.
"이번 앨범의 트랙을 쭉 들어보면 계절감을 주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타이틀이 여름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록곡들까지 들어보면 봄, 가을, 겨울 다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모두가 예상하시다시피 제가 살짝 자리를 비우는 시기가 올 건데, 그때 팬분들, 제 음악을 들어보셨던 분들이 가끔 저를 추억하고 싶을 때 꺼내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앨범이 일기장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일기장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면서도 제일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이 앨범도 제 일기장을 열어주듯 들어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도영 그 자체를 그려낸 이번 앨범에는 즐기고 싶은 그의 마음도 함께 담겨있다. 그는 "이번에는 최대한 '즐겜러'(결과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기는 유저)처럼 즐기고 싶다. 잘 준비돼서 스트레스나 부담감 없이 즐기는 저를 마주하고 싶다. 그리고 이 앨범을 들으시는 분들께는 '도영이라는 친구가 이런 음악을 하는구나'라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