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출근·유해진 추적·변요한 판 벌인다…한가위 스크린, 골라보는 재미 [추석특집]
입력 2026. 09.23. 06:00:00

'인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부활남: 더 레드'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올 추석 극장가가 제대로 판을 벌인다. 세대를 뛰어넘는 따뜻한 오피스물부터 현대사의 한복판으로 파고드는 미스터리, 20년 역사의 마지막 패를 꺼내든 범죄극까지 색깔부터 확실히 다르다. 여기에 추석 직후에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히어로까지 등판한다. 닮은 구석 없는 기대작들이 연휴를 전후해 차례로 관객과 만나는 만큼 올가을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취향 싸움’이 될 전망이다.



◆최민식X한소희, 세대 뛰어 넘은 케미 ‘인턴’

먼저 영화 ‘인턴’(감독 김도영)이 추석 극장가에 따뜻한 웃음을 더한다.

지난 16일 극장가에 먼저 출격한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도 직급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작품이다. 2015년 개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했다.

무엇보다 관전 포인트는 최민식과 한소희, 무려 31살 차 두 배우가 만들어낼 호흡이다. 은퇴 후 인생 2회차 출근에 나선 기호와 회사를 키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워커홀릭 CEO 선우. 세대도 살아온 방식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친구가 돼가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실제 두 배우의 관계 역시 작품 속 기호와 선우를 연상케 한다. 한소희는 최민식에 대해 후배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자신이 선우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반대로 최민식은 한소희와 선우 사이에 공통분모가 많았다고 짚으며 표현 욕심과 이를 실제 연기로 옮기는 의지를 가진 후배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실리주의 부대표 영환 역의 김준한, AI 과몰입 경영지원 팀장 민아 역의 류혜영을 비롯해 김금순, 박예니, 김요한, 임성균, 윤상정 등이 가세한다. 원작의 따뜻한 정서를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반가움을,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세대를 초월한 관계의 재미를 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숨 막히는 추적, ‘암살자(들)’

분위기를 확 바꾸면 ‘암살자(들)’(감독 허진호)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삼되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확장했다.

영화가 던지는 시작점부터 강렬하다. 생중계 현장에서 울린 6발의 총성,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4개의 탄환. 이 의문을 쫓아 형사 철구(유해진), 베테랑 기자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한다. 하나의 사건을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는 세 인물이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이 작품의 핵심이다.

시대극의 생명인 디테일도 빼놓을 수 없다. ‘파묘’, ‘서울의 봄’, ‘헌트’의 이모개 촬영감독을 비롯해 이성환 조명감독, 김병한 미술감독, 조영욱 음악감독 등이 참여해 1974년의 공간과 공기를 스크린에 구현했다. 사건이 벌어지는 경축식장부터 기자들이 오가는 동성일보와 거리 풍경까지 시대상을 얼마나 생생하게 되살렸는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별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정우성과 심은경, 박정민 등이 힘을 보탰다. 특히 박정민은 총격으로 고(故) 육영수 여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을 연기한다. 허진호 감독은 대사가 많지 않지만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박정민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역사적 기록과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작품이 어떻게 조율했는지도 관객들의 관심을 모을 지점이다.



◆도파민+카타르시스 충족 시킬, ‘타짜: 벨제붑의 노래’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명절 흥행 IP도 돌아온다. 오늘(23일) 개봉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2006년 시작된 영화 ‘타짜’ 시리즈의 20년 역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이번에는 화투판을 넘어 글로벌 도박판이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동명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인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친구가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가장 잔혹한 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인간의 질투와 욕망, 배신을 녹였다.

시리즈의 DNA도 이어간다. 장태영은 조우진이 연기한 곽동욱을 만나 새로운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형성한다. 변요한은 전작의 고니와 평경장 관계를 의식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두 인물의 순간에 집중했다며 곽동욱을 영화의 균형을 잡아주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피날레답게 마지막 승부에 힘을 줬다. 장태영과 박태영의 최후 대결은 베트남 랜드마크 81 빌딩 꼭대기 층을 배경으로 롱테이크 촬영됐다. 노재원은 이 장면에 배신과 복수뿐 아니라 한때 친구였던 두 사람의 애정과 미안함, 분노까지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래퍼 스윙스의 첫 연기 도전도 눈길을 끈다. 본명 문지훈으로 배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스윙스는 극중 무법자 아브라함 역을 맡아 기존 음악 활동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20년 전 조승우의 고니와 김혜수의 정마담, 유해진의 고광렬 등이 만들어낸 ‘타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한국 범죄영화의 강렬한 유산이다. 그만큼 신작이 짊어진 무게도 가볍지 않다. 최국희 감독 역시 1편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편의 흥행 성적을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삼기보다 각 작품의 색깔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변요한 역시 조승우와 원작자 허영만을 비롯해 앞선 작품을 만든 이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타짜’라는 이름이 가진 익숙함을 계승하면서도 마지막 편만의 새로운 패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네버 다이 액션, ‘부활남: 더 레드’

추석 연휴가 끝났다고 극장가의 승부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는 30일에는 ‘부활남: 더 레드’(감독 백)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부활남: 더 레드’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유일한 스펙인 취준생 석환(구교환)이 죽은 뒤 72시간이면 부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의문의 추격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확실하다. 석환은 죽어도 72시간 뒤 되살아나고, 심지어 부활할수록 강해진다. 상대를 단 한 방에 날려버리고 총격을 피할 정도로 점점 강력해지는 능력을 통해 기존 히어로물과는 다른 ‘네버 다이 액션’을 내세운다.

그러나 초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해 가족에게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고 동생 학비를 보태고 싶은 취준생이라는 현실적인 설정을 더했다. 비현실적인 부활 능력과 지극히 현실적인 청춘의 고민을 맞붙인 셈이다.

캐릭터 간 관계 역시 주요 관람 포인트다. 타인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녔지만 유일하게 석환만 조종하지 못하는 블랙(신승호), 투덜거리면서도 친구의 곁을 지키는 영하(강기영), 오빠보다 침착하게 위기를 헤쳐가는 동생 예린(김시아)이 석환과 각각 다른 케미스트리를 만든다.

30일 개봉으로 추석 대전에 직접 뛰어드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후 이어지는 개천절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에 합류한다는 점에서 변수다. 앞서 출발한 추석 영화들이 흥행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웹툰 기반의 독특한 설정과 액션, 구교환을 앞세운 ‘부활남: 더 레드’가 새로운 선택지로 판을 흔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리메이크부터 역사 미스터리, 20년 장수 IP의 마지막 작품, 웹툰 기반 액션까지 장르도 승부수도 제각각이다. 결국 올 추석 극장가의 공통점은 하나다. 익숙한 소재와 이름을 앞세우되 이를 얼마나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느냐는 것. 저마다 다른 패를 꺼내 든 네 작품 가운데 관객의 선택을 받을 작품에 관심이 쏠린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인턴'), 하이브미디어코프('암살자(들)', CJ ENM('타짜: 벨제붑의 노래'), 롯데엔터테인먼트('부활남: 더 레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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