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형수·무기수 아니었다”…'실미도', 개봉 23년 만에 자막 수정한 이유[셀럽이슈]
- 입력 2026. 09.23. 10:09:27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영화 '실미도'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 자막이 개봉 23년 만에 수정됐다. 영화 속 실미도 부대원들이 사형수나 무기수 등 특수범죄자로 묘사된 것과 관련해,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은 것이다.
'실미도'
23일 국방부는 '실미도 희생자 유족회'의 요청에 따라 영화 '실미도'에 포함된 안내자막의 오류를 확인하고, 7월 영화 배급사인 CJ ENM에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배급사 측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4일부터 수정된 자막을 영화에 반영했다.
2003년 12월 개봉한 '실미도'는 1968년 북한 공작원들의 청와대 습격 미수사건(1·21 사태) 이후 창설된 공군 소속 북파공작원 부대, 이른바 684부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는 사형수나 무기수 등 특수 범죄자들을 부대 공작원으로 모집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실미도 부대 공작원 중 사형수나 무기수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이 평범한 민간인 출신이었다.
이에 영화 시작 전 '영화 속 훈련병들의 출신성분이나 상황설정이 과거 혹은 현재의 다른 북파공작부대나 북파공작원과는 무관함'이라는 안내자막이 삽입됐다. 그러나 영화에서 실미도 부대원들을 특수범죄자 등으로 묘사한 부분 자체에 대한 설명이나 정정은 없었다.
이 때문에 실제 부대원들의 유가족들은 가족이 범죄자 출신으로 잘못 알려지는 데 따른 고통을 호소해왔다. 유족회는 제작사와 감독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하는 등 영화 속 묘사와 역사적 사실의 차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교체된 영화 오프닝 자막에는 '부대 공작원들을 특수범죄자, 사형수, 무기수로 묘사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상황 설정되었습니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및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 중에 사형수, 무기수가 없었으며, 대부분 일반 민간인이었음을 명확히 규명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한 '영화 '실미도'로 인해 고통을 받으신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과 유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문구로 당시 공작원들과 유가족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위로의 뜻도 담겼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1·21 사태 이후 북한 침투 임무 목적으로 같은 해 4월 창설됐다. 공작원은 31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이 훈련 과정에서 사망했다. 나머지 24명은 1971년 8월 부대 요원들을 살해하고 탈출해 서울로 향했다가 군경과 교전해 20명이 숨졌다. 생존자 4명은 사형 선고를 받은 뒤 이듬해 처형됐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6년 실미도 사건과 관련한 인권침해에 대한 사과와 유해 발굴 등을 권고했다. 국방부는 2024년 실미도 공작원 유해 발굴 개토제에서 장관 명의로 사과했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실미도 부대 공작원이 사형수·무기수가 아닌 일반 민간인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고, 희생자 및 유가족의 명예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실미도 희생자 유족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