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코미디로 던지는 묵직한 질문…뮤지컬 '마제스티'의 유쾌한 반란[종합]
입력 2026. 10.30. 16:53:46

'마제스티'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김수로가 자신의 강점인 코미디를 앞세워 창작 뮤지컬 '마제스티'로 돌아왔다. 웃음은 물론, 괴짜 황제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연대의 가치에 질문을 던진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는 뮤지컬 '마제스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수로 프로듀서, 김성연 작가, 성종완 연출, 배우 엄기준, 박재윤, 박정원, 김우석, 이정화, 허윤슬 등이 참석했다.

'마제스티'는 19세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스로를 '미합중국의 황제이자 멕시코의 수호자'라고 선포했던 실존 인물 조슈아 에이브러햄 노턴을 모티프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를 10년간 이끌어온 김수로는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와 배우를 겸한다. 김성연 작가와 김은영 작곡가가 각각 극작·작사와 작곡·음악감독을 맡았으며, 성종완 연출과 신선호 안무가가 의기투합했다.

김수로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 배경에 대해 "공연을 워낙 사랑해서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출연해왔다. 회사를 설립한 지도 어느덧 10주년이 됐다"며 "새로운 이야기를 찾던 중 6~7개 작품의 리딩에 참여하며 배우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마제스티'의 대본을 읽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다만 대극장 작품이다 보니 과연 내가 프로듀싱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많은 분이 나의 코미디를 좋아하고 인정해주셨다면, 그 장르를 다루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코미디는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는 그림이 잘 그려졌고, 프로듀싱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품에 좋은 시너지를 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을 많이 보고 만들어왔지만, 결국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야기와 관객에게 어떤 것을 전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좋은 프로듀서란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사회에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마제스티'는 관객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회사 설립 10주년에 선보이는 첫 대극장 작품인 만큼 더욱 의미가 크고, 사랑스러운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낡은 군복과 깃털 모자를 쓰고 스스로를 미합중국의 황제라 선포한 '노턴' 역에는 배우 엄기준과 박재윤이 캐스팅됐다. 엄기준은 "웃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선택했다"며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다 웃음이었다"면서도 "현인의 느낌을 깔고 시작했다. 저의 한 마디를 듣고나면 생각할 수 있을 만한 캐릭터로 잡았다. 그러면서도 보여지는 모습들은 괴짜스럽고 코믹하다고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원과 김우석은 특종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은 데일리 크로니클의 수습기자 '아서' 역을 연기한다. 박정원은 "아서는 수습 기자라서 정식기자가 되고 싶어하고, 헤드라인을 올리고 싶어한다. 작품 주제와 관련해서 '평범함도 비범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잡았다"면서 "작품이 대단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평범한 이야기에 가깝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으로 평범하게 녹아들어있다. 그래서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대단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비범함, 대단함을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우석은 "수습이라서 서툰 모습도 많지만 그 안에서 열정적으로 해보자고 함께 이야기했다"며 아서 캐릭터를 '진실', '순수함', '열정'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에 박정원은 "처음에는 열정만으로 노턴을 기삿거리로 이용한다. 하지만 정식 기자가 된 이후에 진실이 파헤쳐졌을 땐 기자가 아니어도 진실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큰 줄기를 말했다"고 공감했다.

특히 김우석은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바. 김우석은 "'닥터X'가 잘 되고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5년 만에 공연을 하게 됐는데, 감사하게 좋은 기회를 주셨다. 멋진 선후배, 스태프분들과 함께 하게 됐다. 열심히 하면서 행복한 시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일리 크로니클의 교정원 '마르타' 역에는 이정화와 허윤슬이 이름을 올렸다. 이정화는 "꿈이 기자지만 여자고, 이민자라는 타이틀을 가져서 기자를 꿈꿀 수도 없는 캐릭터"라며 "어떻게든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교정원을 하고, 어떻게 해야 내가 가진 힘으로 조금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려운 곳에 있지만 슬프거나 처연하기보다는 씩씩하게 나아가려고 했으면 좋겠다는 연출님의 말씀이 있었다. 그래서 빨간 펜을 드는 모습에 희망과 꿈을 가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강력한 통제만이 도시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경관 '오닐' 역은 양승리와 우재하가 맡았다. 두 배우는 작품 속 유일한 악역이라는 점에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더욱 고민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재하는 "작품 흐름상 장애물이 될만한 인물이 저희밖에 없더라. 그런데 오닐은 살짝 헐렁한 부분도 있고, 따뜻한 면모도 있었다. 그래서 악역으로서 제역할을 하기 위해 더 확실하게 악역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따뜻한 면모를 살짝 제거하면서 디벨롭했다"고 밝혔다.

양승리 역시 "어쨌든 자신의 신념이 명확한 사람이고,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과 생각이 뚜렷한 사람"이라며 "그것으로 인한 충돌, 그것이 어떻게 우리를 풀어나가고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공연에서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유쾌한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마제스티'지만, 작품의 중심에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다. 김수로는 "한국이 굉장히 풍요롭고 문화 콘텐츠가 우수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행복한 부분들도 많지만, 여전히 사회에는 어지러운 부분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권력을 가진 사람, 지식인 이끌어주었다면 우리 작품에서만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며 "우리 작품의 파이팅 구호가 '바보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다. 세상이 그 사람들을 바보라고 부르더라도, 사실은 그들이 가장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이 지금 우리 사회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수로가 노턴이라는 인물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 역시 그의 괴짜스러운 면모에 있었다. 그는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어느 한 괴짜가 사람들을 하나씩 변화시킨다는 이야기가 지금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이 작품을 재미있게 본 뒤 식사하거나 맥주 한잔을 하면서 그 안에 담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각자의 이야기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뮤지컬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에는 훌륭한 열사나 의사, 시인, 정치인, 학자들의 이야기에 끌렸다면 이번에는 아주 훌륭한 괴짜의 이야기를 이 시대에 꺼내보고 싶었다"며 "그 이야기가 오늘날 사회와 관객들에게 어떤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성종완 연출 역시 노턴 개인의 독특한 성격뿐 아니라 그를 받아들인 시민들의 역할에 주목했다.

성 연출은 "작품의 출발점은 실존 인물인 노턴 1세다. 어떻게 이런 연극적인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그 시작에는 노턴의 괴짜스럽고 독특한 캐릭터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가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샌프란시스코 시민들 덕분이었다. 시민들이 그를 외면하고 배척하거나 조롱했다면 역사 속에 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의 유쾌한 말을 귀담아듣고 그를 황제로 여겼다. 시민들의 집단 지성이 있었기에 역사에 남을 독특하고도 의미 있는 사건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막 이후 관객들의 리뷰를 보면 작품의 메시지와 주제에 감명받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지금은 혐오와 배척으로 가득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당시 시민들이 힘을 모아 연대하고 집단 지성으로 노턴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듯, 우리 역시 서로에게 다리를 놓아주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마제스티'는 '2026 대형 뮤지컬 시범공연 지원' 선정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당 사업은 대극장 본공연 진입을 앞둔 창작 뮤지컬을 대상으로 실제 무대를 구현하는 시범공연(트라이아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수로는 이번 지원사업에 대한 책임감과 향후 작품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원사업에만 매달리다 보면 오히려 작품 준비가 더뎌질 것 같았다. 그래서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무조건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저희처럼 자본금이 넉넉하지 않은 회사에는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지원사업에 선정된 팀이라면 태극기를 단 심정으로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K뮤지컬에 세계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시 제2, 제3의 '어쩌면 해피엔딩'이 나오기 위해서는 공연을 사랑하고 잘 만드는 많은 프로듀서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지원사업을 통해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김수로는 2028년 본공연을 목표로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2028년에 이 작품을 올리고 싶어 현재 극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앞으로 작품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제스티'는 오는 11월 15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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