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동물학자 어니스트 시터, 서명에 늑대 발자국 남기며 "검은 늑대라 불러달라"… 무슨 사연이?
입력 2019. 02.03. 11:28:09
[더셀럽 최정은 기자] 미국 동물학자이자 화가였던 어니스트 시터의 저서와 관련한 늑대 이야기가 소개됐다.

3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자신을 검은 늑대라 불러달라고 한 동물학자 겸 화가 어니스트 시터의 사연을 소개했다.

어니스트 시터는 동물을 연구 관찰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여러 편의 저서로 남겼다. 이를 통틀어 시턴 동물기라 부른다. 그는 스스로를 검은 늑대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서명 아래에 반드시 늑대의 발자국 모양을 그려넣었다. 이는 자신이 만난 잊을 수 없는 늑대 때문.

1893년 뉴멕시코주 주민들이 1889년 그를 찾아와 한 마리의 늑대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이 늑대는 지금은 멸종된 네브라스카 종으로 길이 약 1.5m에 무게가 40kg에 이른다고. 주민들은 이 늑대가 1889년 다섯 무리를 이끌고 나타나 닥치는대로 가축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이 늑대는 영리해 독을 바른 미끼와 덫을 모두 피하며 사냥했다. 짐승에게는 최초로 지금의 3000만 원에 해당하는 현상금을 걸었음에도 누구도 잡지 못했다. 이 늑대는 늑대인간이라는 뜻의 루 가루로 부르거나 영어로 큰 회색 이리라는 뜻의 로보라 부르기도 했다.

시터는 처음에 제안을 거절하했지만 로보를 잡으려다 더 많은 늑대가 죽는다는 말에 마음을 바꿔 뉴멕시코주로 향했다. 로보 무리의 동선을 파악해 일대에 덫을 놓은 그는 숲이 다 파괴된 모습을 보고 파괴된 숲과 먹이 고갈로 마을에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당시 사람들이 숲을 파괴하고 소 버팔로 등을 모두 잡았던 것.

이들은 로보 무리를 마주하고 도망갔고 다음 날 로보가 덫에 배설물을 남기기까지 한 것을 보고 보통 늑대가 아님을 알게됐다. 번번이 로보를 잡는데 실패한 시터는 어느 날 로보를 잡을 단서를 발견했다. 로보의 짝인 암컷 늑대 블랑카의 발자국을 확인한 것이다.

시턴은 블랑카를 먼저 잡기로 하고 독을 바른 먹이 130개 이상을 설치했다. 블랑카가 잡히자 블랑카의 발자국을 사방에 찍어놓고 독을 바른 덫을 설치했다. 로보는 덫이 있음을 알면서도 블랑카를 찾기 위해 나타났고 블랑카의 사체를 본 뒤 이성을 잃고 날뛰었다. 시터에 의하면 당시 로보의 모습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 같았다.

뉴멕시코주에 내려와 5년 만에 잡힌 로보는 먹이를 거부하다 시름시름 앓으며 며칠 뒤 죽었다. 시터는 마을 주민들에게 시체를 같이 묻어달라 부탁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가죽을 벗겼고 시터는 사체를 거둬 마을 인근에 묻었다.

시터는 로보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다시는 늑대를 죽이지 않았다. 또 로보를 기리는 의미로 검은 늑대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서명에도 늑대 발 모양을 그려넣었다.

이는 그가 1898년 집필한 '커럼포의 왕 로보'에 실려있는데 일각에선 시턴의 동물기가 많이 과장되고 각색된 것이라 사실과 차이가 있다고 했다. 로보의 이야기는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영화와 만화에도 제작되는 등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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