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한복트렌드? 색의 조화로 화려함을 표현해야
- 입력 2013. 02.10. 07:24:38
-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우리 옷이 서구화되기 시작한 지 이제 100여 년. 수천 년 동안 입고 살아온 우리 고유의 옷 한복은 일상복에서 의례복으로 정착되면서 예복으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하게 됐다. 평소 잘 접하지 않는 탓에 관심에서 멀어진 한복도 시대와 역사를 두고 변화해 온 것이 사실. 설을 맞아 한복 트렌드를 알아봤다.‘한복’을 떠올리면 바로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듯이 전통복식이라는 것은 동시에 옷에 대한 고정관념도 그만큼 강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트렌드에도 많이 민감하지 않으며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이들의 의식에 따라 그 형태는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홍경천한복(www.thehanbok.com)의 배선주 원장은 “옷을 보면 어느 집 한복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한복 디자이너 모두 자기만의 색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각종 행사가 활성화되고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이 많이 없어지고 한복에서 자기 색을 갖기가 드물다”고 전제한 후, “우리처럼 한복 유행의 트렌드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브랜드도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며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으로 우선 색상을 꼽았다.
신부한복의 경우 전통적인 신부의 예복에서 벗어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색상을 선택하고 있지만 신부다운 화사함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다. 2012년에는 강한 색채감을 선호했다면 2013년에는 다시 부드러운 한복색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사한 분홍 치마와 노랑 저고리는 잠시 주춤하고 붉은색 계통의 치마에 올해의 색상인 에머랄드나 블루 계통의 저고리가 올봄 강세를 이룰 전망이다.
녹의홍상(綠衣紅裳)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5~6년 전부터 노랑 저고리와 분홍 치마를 선호하면서 마치 이 조합이 신부의 옷처럼 돼버렸지만 녹의홍상은 전통적으로 신부의 기본 의상이다. 하지만 틀에 박힌 것 같은 이 조합도 깃과 고름의 색상을 다르게 함으로써 세련되게 변화시킨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조금씩 계속돼 온 선(線)의 변화도 주목된다. 저고리 길이는 좀 더 길어지고 치마폭도 넉넉해져 더욱 풍성한 형태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짧아진 고름과 소매폭이 좁아짐에 따라 완만해진 배래는 최근 저고리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신랑한복은 은은한 저고리에 진한 색상의 바지를 매치하는 스타일이 유행하며, 조끼와 마고자의 중간 형태인 배자가 4~5년 동안 주류를 이루고 있고 최근 쾌자나 답호처럼 긴 형태의 한복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맞춤한복을 찾는 주된 고객층은 결혼을 앞둔 신부와 양가 어머니 그리고 돌을 앞둔 아이들이며 명절이라고 소비가 눈에 띄게 느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어 온 색동저고리를 입기도 하지만 어른 의상과 동일한 디자인을 사이즈만 줄인 미니어처가 트렌드다. 돌잔치에서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이 같은 디자인의 한복을 입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인터넷카페를 통한 입소문도 대단하다. 아동용 역시 고름이 짧아진 것이 특징.
계속 자라나는 아이에게 맞춤한복은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나, 돌 때 지은 한복을 4~5살까지 늘려서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가 자라면서 저고리가 짧아질 것을 고려해 치마 윗 말기부분에 수를 놓아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배려하는가 하면 치마 밑단에도 색동을 대는 방법으로 길이를 늘일 수 있으며, 수선비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아동용 한복을 맞추러 오는 고객도 많다.
한복의 트렌드가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고는 있지만 고가일수록 심플한 디자인이 많다. 배선주 원장은 “무엇보다 한복은 색의 조화로 화려함을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저고리 여기저기에 자수를 놓는 것으로 화려함을 더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우선 색과 소재, 바느질로 승부한 후 패턴과 자수가 기본에 더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바느질 부분에서 한복의 퀄리티가 결정되는데, 이왕이면 날씬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체형을 커버하기 위해 바느질이 더욱 중요하며 체형에 따라 주름의 간격도 다 다르다. 천편일률적인 작업이 아니라 고객 개개인의 체형을 고려하는 부분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인데 말 그대로 맞춤옷이기 때문. 또한 바느질이 잘 된 옷은 세탁 시 틀어짐이 없다.
색상배합에 있어서 지나치기 쉬운 안감도 어떻게 배색하느냐에 따라서도 완성됐을 때 느낌이 굉장히 많이 달라진다고. 예를 들어 빨간 치마라도 안감에 보라색을 넣으면 걸을 때마다 살짝살짝 드러나는 안감의 색상으로 신선함을 더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한복은 고정관념이 강한 옷이다. 따라서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최근 배래가 좁아지고 완만해지는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편이며 배래를 넉넉하게 늘려달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명절이나 결혼, 돌잔치 등 행사 때나 입는 옷이 돼버린 한복. 하지만 한복의 생활화에 많은 노력이 더해지고 있으며 한복의 전통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만드는 작업 역시 꾸준히 진행중이다. 한복은 명절 연휴기간 TV를 통해서만 접하고 마는 무대의상이 아니라 트렌드를 갖고 변화하는, 따라서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하는 ‘우리 옷’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fnews@mkinternet.com/한복제공
(홍경천한복) 사진=진연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