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과함께-인과 연' 이정재 "염라, 내가 이런 역할까지도 하는구나' 했다" [인터뷰②]
- 입력 2018. 07.26. 13:28:4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염라대왕' 하면 떠오르는 건 나이 지긋하고 위엄있는 모습이다. 미남 배우와 염라대왕은 어딘지 어색한 조합. 이정재는 왜 굳이 염라대왕을 연기하기로 했을까.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이정재를 만나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덱스터스튜디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차피 판타지 영화니 그런 고정적인 걸 좀 깨는 게 어떨까?' 하는 것이 나를 염라로 쓰고자 한 영화사 측이나 나를 설득한 쪽에서 한 생각이었다. 초반엔 그런(나이에 대한) 생각이 좀 있었지만 결정하고 나서는 어떻게 다른 분들이 가진 약간의 고정적인 염라 이미지를 더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는 실존하지 않는 염라대왕을 연기하며 캐릭터에 관해 고민했고 그 결과 지금의 염라가 탄생했다. 그 고민의 과정이 그에겐 즐거움이었고 덕분에 염라를 연기한 것이 그에게 재미있는 경험이 됐다.
"가장 큰 설정은 염라 역시도 기다렸다는 거다. 차사 중 한 명이 천 년 동안 잘 생각이 바뀌길 바랐던 염라의 마음, 천 년을 기다린 염라의 마음이 굉장히 감정적으로 와서 그것부터 캐릭터 구축을 시작했다. 염라가 어차피 죽어서 만나는 인물인데 좀 더 푸근하고 다정다감하게 가야 할지 고민했다. '근엄하고 무섭고 호통치는 염라로 놓이는 게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어려움을 주고 그걸 헤쳐나가는 미션을 주게끔 하는 인물이라 너무 다정다감하면 극 전개의 맛이 안 난다. 개인적으로 죽어 만나는 사람이 좀 다른 느낌의 염라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캐릭터란 건 재미 맛있게 해야 하기에 이야기에 집중했다. 염라도 인간이었기에 인간에 대해 누구보다 염라가 잘 이해하는, 거기에 포인트가 있지 않나 싶다."
염라대왕 외의 다른 캐릭터 가운데 욕심나는 캐릭터에 관해 묻자 그는 다른 배우들을 칭찬하며 겸손함을 보였다.
"나오는 분들이 다 너무 잘한다. 김동욱 주지훈 마동석, 전편에 있었던 차태현도 정말 잘했다. '이 사람이 정말 그런 따뜻함을 전달하는 것에서는 최고구나' 느꼈다. 1, 2편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한 하정우는 뚝심이 정말 잘 표현된 것 같다. '저런 역할을 내가 했으면 좀 더 다르게 표현 잘 하지 않았을까?'라기 보다 다 부러웠다. 하다못해 향기 씨 까지 부러웠다. 정말 잘했다. 현동이 역할로 나온 친구(정지훈)도 겁을 먹은 연기를 하며 손을 떠는데 잘 하더라."
절대권력자인 염라대왕은 극 중 재판장에서 증인으로 등장한다. 이정재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요즘 시기에 조금 빗대어 생각하자면 맞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사후세계 절대권력이라 할 수 있는 염라마저도 뭔가 진실을 가리는 데 있어서 인간과 수평적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김용화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지만 그 파트에서 감독님 본인이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이 영화적으로 잘 표현된 것 같다."
3, 4편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는 가운데 제작이 확정된다면 그 역시 또 한 번 출연할 마음이 있는지 물었다.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구조도 되는 것 같다.(웃음) 염라 캐릭터를 하며 재미를 좀 느끼긴 했다. 실제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이런 역할까지도 하는구나' 했는데 사실 왕 같은 캐릭터가 언제든 기회 되면 할 수 있지만 염라는 기다린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역할이 주어져 연기자로서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이렇게 해야 될까 저렇게 해야 될까?' 고민도 많았다. 하면 할수록 '이게 맞는 건가?" 하게 될 수도 있는 역할이다. 염라라는 게 실제 없는 존재니 내가 (생각해서 연기) 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재미있었다. 3, 4편도 주어진다면 그때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신과함께-인과 연'은 '신과함께-죄와 벌'의 후속작.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정재는 염라대왕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다음 달 1일 개봉.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