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미인’ 조우리 “나쁜 행동하는 현수아, 애증이었다” [인터뷰]
- 입력 2018. 10.10. 14:35:52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외모 강박에 시달려 자신이 정해놓은 틀에 갇힌 채 살다 뒤늦게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강남미인’ 속 현수아는 배우 조우리에게 애증의 캐릭터였다.
지난달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 이하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인 사회를 꼬집으며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우리는 극 중 성형하지 않은 ‘자연미인’인 현수아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시크뉴스 사옥에서 만난 조우리는 자신이 분한 현수아 캐릭터를 ‘애증’이라고 표현했다.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애증’과 함께 드라마에선 다뤄지지 않은 현수아의 밝은 미래를 빌었다.
“현수아가 하는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연기를 하는 저도 이해가 안될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것을 느꼈을 때 완전 사랑도 아니고 증오도 아닌 애증의 캐릭터라는 것을 알았죠. 현수아가 앞으로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극 중 주인공인 강미래(임수향)가 성형으로 예뻐진 인물이라면 현수아는 본디 예쁜 아이었다. “예쁜데 성격도 착해”라는 주변의 인식으로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먹은 음식을 토하고 대학 동기들 앞에서 위선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진짜 제가 수아는 아니지만 수아를 연기하니까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어요. 엇나가면 잡아주고 싶은데 안 되니까 마음이 짠했고요. 약간 이런 게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빨리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드라마 초반 현수아가 본심은 숨긴 채 예쁜 외모로 동기들의 이목을 끌었으나 극이 후반으로 향하면서 그의 본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고 토하는 습관, 여러 선배들과 썸을 탔던 것이 들키는 것과 동시에 몰카 스트레스로 앓아눕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동기들은 현수아를 멀리하기 시작했고 현수아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현수아가 몸매관리 때문에 먹고 토하는 장면을 촬영할 땐 진짜로 구토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촬영을 한다는 것 자체로 힘들었어요. 왜 이렇게까지 했어야했는지, 가면을 쓰고 자신을 숨기고 살아왔다는 게 이해가 돼서 불쌍했어요. 현수아가 혼자 있을 땐 저도 수아의 외로운 마음을 느끼고 이해했고요. 아무도 현수아를 진심으로 챙겨주는 사람도 없었고 챙겨주려는 사람도 없었죠.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현수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도경석(차은우)를 따로 찾아간 현수아는 길었던 머리를 단발로 자른 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도경석에게 “나 휴학했다. 언제 복학할지 모르겠다. 우리 앞으로 딱히 만날 일 없을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해야할 것 같다. 나 너 좋아한 적 없다. 1초도”라고 말한 뒤 인사를 하고 떠났다.
“단발머리는 가발이어서 불편하긴 했지만 마음은 편했어요. 온전한 수아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이 저한테도 전달이 돼서 걷는 것과 모든 행동들을 편하게 했고요. 그전에는 수아가 양면적인 인물이라 상황마다 다르게 표현해야할 것 같아서 고민을 했었는데 수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되겠구나 싶었죠. 도경석에게 말했던 건 자기 마음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알리려고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강미래에게 향수를 주는 장면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했고요.”
조우리는 현수아, 강미래처럼 직접 외모적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연예계에 몸담으며 성형을 고민한 적 있다고 털어놨다. 부모님과 진지하게 상담을 하고 병원의 문턱까지 갔지만 결국 하지는 않았다고.
“처음 배우를 시작했을 땐 ‘성형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를 많이 하셨죠. ‘있는 그대로 하면 되지 왜 자꾸 성형을 하라고 하냐’고 했는데 나중에는 ‘그쪽 일이 외모로 중요한 것이라면 너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라고 했는데 결국에는 못했어요. 무서워서요. 그냥 있는 그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금은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6년 전과 달리 지금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이대로 만족하면서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조우리는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현장의 감독과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드라마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작품을 호평으로 끝맺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그는 시청자들이 느낀 것을 본인도 느꼈다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공감했던 게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느끼면서 외적인 부분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고 스스로 자기한테 만족해서 행복한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현수아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달았으니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면서 살 것 같아요.”
‘강남미인’ 속 현수아는 시청자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조우리는 ‘강남미인’에서 못 이룬 꿈을 차기작에서 이루고자했다.
“이제 사랑받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극 중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공감을 하면 시청자도 캐릭터에 몰입을 하고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현실적이고 주위에 있어서 공감이 될 만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