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성급함의 후폭풍’ 수지 오초희, 피해자와 가해자의 한 끝 차이
입력 2018. 11.16. 11:49:02

오초희 수지

[더셀럽 한숙인 기자]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이 미치는 파장은 크다. 어찌 생각하면 억울할 수도 있지만 업의 특성상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찬사만큼의 비난이 모두 쏟아진다.

인터넷과 핸드폰이 대중화 되지 않고 SNS가 소통 수단이 아니었던 시기에는 연예인은 동경 혹은 구설수의 대상일 뿐 직접인 힐난이나 비난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개인과 개인 간의 소통 체계가 모바일과 SNS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연예인들은 선망의 대상만이 아닌 소통하는 개인 중 한 명의 위치가 됐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치는 인플루언서이자 다중을 구성하는 한 사람, 두 역할 사이에서 혼선을 빚으면서 의도치 않게 논란의 핵심인물로 부상한다.

수지는 미투 캠페인의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휘말리고 오초희는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 때 아닌 2차 가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 모두 한창 민감한 ‘페미니즘 논란’을 가중시킨 당사자로 지목됐다.

수지는 지난 5월 17일 BJ 양예원이 SNS를 통해 20대 초반 피팅 모델로 활동할 당시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채 20명의 남성들에게 강압적으로 촬영을 강요당했다며 성추행 정황을 알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스튜디오와 구체적인 이름까지 명기된 채 ‘불법 누드 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청원이 이뤄지고 빠른 속도로 참여자들이 늘었다. 수지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에 국민 청원에 참여한 인증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사건은 하루 만에 전복됐다. 가해가 이뤄진 곳으로 지목된 스튜디오는 5월 당시 이미 주인이 바뀐 시점이어서 사건과 무관함에도 장소와 사장이 피해를 입게 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뿐 아니라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스튜디오 실장이 당시 양예원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양예원과 진실 공방 양상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수지는 SNS에 청원 지지를 하게 된 정황과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라며 민감한 부분을 함께 언급했다.

이어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이 마땅히 한 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라며 “하지만 어찌됐든 둘 중 어느 한 쪽은 이 일이 더 퍼져 제대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피해자는 있을 거니까.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 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라고 의도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라며 페미니즘이 아닌 휴머니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지는 양예원 사건으로 최초 거론된 스튜디오와 법정 공방에 휘말려 하루 반짝 ‘소신 있는 연예인’으로 주목받은 이후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양예원 사건이 주목받을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는 불편한 상황을 겪고 있다.

오초희는 14일 남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폭로가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알려진 후 15일 SNS를 통해 “머리 짧다고 때렸다던데 나도 머리 기르기 전까지 나가지 말아야 하나. 날씨 추운 것도 무서운데. 역시 이불 밖은 무서워”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이 게시되자마자 인터넷은 남자 측과 여자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역시나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결국 오초희는 자필 사과문을 올린 후 해당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사과문에서 오초희는 “저는 이수역 사건 관련 기사들을 보고, 기사들의 내용에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는 부분이 있어 이를 언급하며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던 것”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사실관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경솔하게 글을 올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과 기분이 상하신 분들 및 주위에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앞으로 항상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히 행동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신중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소셜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하는 소신 발언이 팬들이 아닌 이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호감도를 높인다.

그러나 이 같은 순작용 못지않게 역작용 역시 크다. 견해는 늘 대립되는 양 극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어떤 발언을 했을 때 앞에 따라 붙은 ‘소신’의 논리적 근거다. SNS를 통해 벌어지는 토론에는 마음보다 논리적 설득력이 중요하다.

연예인의 SNS 파장은 당사자 개인의 오류가 ‘연예인이기 때문’이라는 단순 논리가 전부가 아니다. 판단은 늘 오류의 위험을 동반하고 토론은 대립되는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따라서 연예인이든 대중이든 ‘연예인들이라서’라서 혹은 ‘소통하는 개인’이라는 양분이 아닌 주장의 오류와 논리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좀 더 성숙한 소통자가 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더셀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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