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 이름 대신 숫자에서 그리고 ‘성난황소’ 두식까지 [인터뷰]
입력 2018. 12.04. 16:02:30
[더셀럽 김지영 기자] “이런 날이 올까했죠”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성난황소’(감독 김민호)에선 명불허전 마동석의 거친 액션 연기, 악랄함의 끝을 달리는 김성오의 악역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관계에 불을 지피는 이성우 또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성난황소’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영화. 이성우는 극 중 지수를 납치해간 기태(김성오)의 2인자 두식 역을 맡았다.

이성우는 지난해 680만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역할의 이름도, 명확한 설명도 없이 ‘이수파 1’ 같은 숫자로만 지정돼 있었다. 그러나 첫 촬영에서 눈빛연기를 발산, 감독과 영화사 대표의 눈에 들어 신이 늘기 시작했고 이수파 행동대장 역을 맡게 됐다.

올해 초, 우연히 길에서 ‘성난황소’ PD를 만나게 됐다. 이성우에게 프로필을 들고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제안에 이성우는 설을 쇤 후 곧바로 사무실로 찾아가 오디션을 봤다. 이후 여러 번의 오디션을 거쳐 약 한 달 만에 ‘성난황소’의 두식 역을 맡게 됐다.

“‘범죄도시’ 후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보면 두식은 저한테 첫 이름이에요. 정말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까’ 했거든요…. ‘범죄도시’때 이수파 숫자를 받고서 열심히 하니 이름을 얻기까지 몸으로 체득한 것 같아요.”

이성우가 맡은 두식은 ‘성난황소’에서 동석과 기태가 얽히게 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또한 동석이 두식과 만나 지수의 행방을 묻고 자신의 아지트로 납치해 고문을 가하기도 한다. 잔인할 수 있는 장면을 이성우와 마동석은 찰떡 ‘케미’로 극에 웃음을 불어넣는다.

“‘범죄도시’ 때도 그렇고 신 자체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그저 맡은 장면에서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어갈지 고민했죠. 동석이 두식의 사무실에 찾아올 때도 애드리브가 많았어요. 서민대출이 세트에 적혀있으니 그에 맞는 대사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애드리브를 많이 연구하고 캐릭터 설정 공부를 많이 하고 가지만 ‘맞게 가고 있는 걸까’라는 고민을 해요. 이번 ‘성난황소’에서 재밌게 봤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해요.”

극은 동철과 지수가 킹크랩 가게를 오픈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극에서 짧게나마 출연했던 캐릭터들도 잠깐 모습을 비추지만 두식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에선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성우는 두식의 미래를 잠깐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감옥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만일 감옥 들어갔다면 ‘기태와 같은 방에 넣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웃음) 그리고 만일 출소한다면 동철이 운영하는 킹크랩 가게에 가서 채용해 달라고 부탁했을 것 같아요. 진짜 서민대출도 하면서요.”



올해로 연기를 시작한지 약 18년이 된 이성우는 20살 때 상경해 극단생활부터 시작했다. 당시엔 연극이 연기의 정통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다른 극단 선배의 제안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처음엔 배우용 프로필을 만드느 방법을 몰라 일반 회사 제출용인 이력서에 프로필을 만들기도 했다.

“극단 선배한테 어떻게 만드느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몰라서 이력서처럼 만들었죠. 사진은 아주 조그맣게. 그러다가 드라마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할 것 같아서 스태프로도 일을 하면서 배웠어요. 주인공들 연기하는 것을 보고 연극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죠.”

수년간 이어온 무명생활에 힘들지는 않았을까. 이성우는 “당시엔 힘든 줄도 몰랐다”며 환하게 웃고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당시의 젊음이 부럽지만 현재가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더 좋은 역할이 아니라 어떠한 역할이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하고 있는 게 좋고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때가 오히려 힘들어요. 오디션 잡히면 혼자 연습하는 게 행복하고요. 사실 두렵기도 하고 겁나기도 하지만 행복한 마음이 커요.”

‘성난황소’를 비롯해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미스마: 복수의 여신’에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성우는 현재 MBC 드라마 ‘아이템’과 영화 ‘롱 리브 더 킹’ 등을 촬영 중이다. 이성우는 ‘욕심을 낸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출연하고 싶은 장르, 캐릭터에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고백했다.

“진짜 저만의 느와르, 로맨스 등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속에 있지만 아직까지 감독님들이나 투자자들은 저에게 도전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작은 데 있어도 큰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어디서든 어떠한 마음을 갖고 항상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연기만을 바라보고 대전에서 서울까지 왔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그에게 연기는 어떠한 존재일까.

“사람 만들어줬죠. 항상 공부시켜주고…. 어떤 캐릭터를 맡으면 이해해야 표현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어떠한 캐릭터도 상관이 없어요. 마치 극에서 흘러가듯이, 있었던 사람처럼 계속 이해하려고 해요.”

인터뷰를 끝마치며 이성우는 현재의 심경에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범죄도시’ 찍을 때만해도 소속사가 없어 혼자 촬영현장을 다녔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제가 감히 이런 일들이 올까했죠. ‘범죄도시’ 찍을 때 저는 소속사가 없었고 다른 분들은 다 있어서 멀리서 봤을 땐 부러운 마음이 들었죠. 시간이 지나니까 아무렇지도 않았지만요. ‘한 발 한 발’이 뭔지 피부로 와 닿고 있어요. 내년에는 지금보다 여러 곳에서 불러 줄지는 모르겠지만 작품마다 성심성의껏 하고 싶어요. 다방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좋지만 진득하니 ‘이성우 연기 제대로 하고 싶어 하는 놈’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한계가 없는 배우, 매번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싶어요. 저희 일은 항상 도전하는 일이니까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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