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주의 방' 류혜영 "치열하게 보낸 20대, 조급해하지 않을래요"[인터뷰]
- 입력 2019. 01.31. 14:06:41
- [더셀럽 박수정 기자]"팬들 응원 덕분에 공백기 동안 더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배우 류혜영이 긴 공백기를 깨고 '은주의 방'으로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tvN '응답하라 1988'로 대세 반열에 오른 류혜영은 영화 '특별시민' 이후 스스로 '쉼'을 택했다. 이유 있는 공백기였다.
최근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 종영 후 만난 류혜영은 "'응답하라 1988'이라는 큰 작품을 끝내고 나서 바로 '특별시민'이라는 어려운 작품을 하게 됐다. 연달아서 그런 크고 어려운 작품을 하다 보니까 제 마음이 어느새 전보다 더 조급해져 있더라"라고 털어놨다.
"큰 관심과 사랑 너무 행복했죠. 그런데 그럴수록 자꾸 '빨리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 순간 '빨리 뭐라도 해야지'라고 생각하게 된 나를 깨달았어요. 그 순간,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길이었을까?' '내가 원하던 행복이었을까?'라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지금까지 나를 잘 돌보지 않고 조급함 때문에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살았던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 거죠. 그래서 잠시 멈추기로 했어요. 완벽한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지금의 위치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걸 찾으려고 애썼죠"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시기에 그런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류혜영은 "그런 결정을 했지만 수시로 흔들리기도 했다. '괜히 쉬었나?' '얼른 작품을 해야겠다'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부모님도 제가 쉰다고 했을 때 속상해하셨죠. 주변 지인, 선배, 동료들에게도 '왜 안 하니' '왜 쉬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요. 그럼에도 제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되기 전까지는 누군가에 의해서 그 결정을 번복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싶기도 했고요"
그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졌다는 류혜영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그 전보다는 저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 '은주의 방'이 끝나고 나서 지금 체감할 수 있는 건 이론적으로는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을 지금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거다. 특히 '나만의 시계가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나의 시계에 맞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공백기 동안 가장 힘이 됐던 건 자신을 묵묵히 기다려 준 '팬'이었다고. 류혜영은 "'응답하라 1988' 이후 처음으로 팬들의 존재를 실감하게 됐다. 쉬는 동안에 항상 메시지가 왔다. '응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걸 선택하던지 혜영 씨가 행복한 게 좋아요' '괜찮아지면 언제든지 활동해주세요' 그런 응원의 메시지들이 큰 힘이 됐다. 저의 원동력이었다"며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거든요. 힘들거나 지칠 때 팬들이 보내주신 그런 메시지들을 보면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는 동안에도 큰 힘을 얻었죠. 팬들이 '은주의 방' 촬영장에 커피차를 선물해주셨는데 정말 벅찼어요. 오랜만에 일을 시작했는데 저를 잊지 않고 이렇게 응원을 해주신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이 바로 '은주의 방'이었다. 류혜영은 "'은주의 방'은 그 시점에서 가장 필요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준 작품이다. 그리고 저에게 좋은 에너지 드링크 역할을 해줬다. 좋은 시기에 알맞게 와 준 작품이고, 기대한 거 이상으로 많이 도움이 됐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은주의 방'은 인생이 제멋대로 꼬인 셀프 휴직녀 심은주(류혜영)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뜨며 방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삶도 회복해 가는 인생 다이(DIY) 드라마다. 주인공 심은주 역을 맡은 류혜영은 20대의 직장 생활부터 청춘들의 다양한 고민들,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과의 복잡한 우정과 사랑 이야기까지 현실 공감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기를 하면서 (심)은주한테 배운 게 많아요. 은주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저에게도 영향을 미쳤죠. 2개월 동안 은주로 살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어요.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은주를 통해서 저도 그 행복을 함께 느꼈죠"
좋은 배우들과 제작진, 스태프들을 만난 것에도 감사함을 전했다. 류혜영은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타이틀롤을 맡았기 때문에 책임감도 엄청났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를 했다. 촬영 현장에 나가기 직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이미 팀이 완벽하게 호흡이 맞춰진 상황이었다. '백일의 낭군님'으로 이미 호흡을 맞춘 팀이라 잘 차려진 밥상에 진짜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상황이라 덕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복귀를 마친 만큼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 류혜영은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작품을 찾고 싶다. 하지만 지금처럼 공백기가 길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것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2007년 영화 '여고생이다'를 시작으로 단편·독립영화에서 얼굴을 알린 후 출세작 '응답하라 1988'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류혜영은 "저의 20대는 할 수 있는 만큼 치열하게 보냈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벌써 20대의 끝자락이네요. 아직 20대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깊게 안 해봤어요. 그렇게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아요. 20대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그리고 30대에는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지금부터 1년 동안 잘 고민해봐야겠어요(웃음).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저도 기대되네요"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눈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