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에게 ‘기묘한 가족’이 특별한 이유 [인터뷰]
입력 2019. 02.13. 15:56:04
[더셀럽 김지영 기자] 좀비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배우 정재영이 좀비물로 오랜만에 극장가 나들이에 나섰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코믹좀비 ‘기묘한 가족’이 정재영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13일 개봉한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농촌, 한 좀비가 나타나며 독특한 가족과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작품이다. 정재영은 주유소 집의 소심한 장남 준걸 역을 맡았다.

스스로 ‘좀비물 마니아’라고 밝힌 정재영이 ‘기묘한 가족’을 고사할 이유는 없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에 좀비가 더해져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 더군다나 좀비물 중에서도 코미디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잘 만들면 재밌겠다’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좀비가 농촌에 나타나 감염이 돼 큰일이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회춘을 하고 돈벌이가 돼서 온 마을사람들이 물리려고 하는 것들이 풍자적이면서 재밌었다. 인간들이 회춘이라는 보편적인 욕심을 바라고, 시골에서 그런 것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소동들이 재밌었다. 신선하다고 해야 하나.”

‘기묘한 가족’의 좀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좀비물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미국 드라마 ‘워킹드라마’ 혹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보다는 잔인하지 않으며 흉측하게 생긴 것 보다는 미소년 같다. 이로 인해 준걸의 막내 동생 해걸(이수경)과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다. 이는 영화 ‘웜바디스’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좀비 마니아로서 쫑비(정가람)의 미소년 적 좀비는 제 성에 차지 않는다.(웃음) 하지만 그런 귀여운 좀비라면 해걸이의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 좀비가 일반인보다 낫고 인간보다 떨어지는 게 없으니까. 좀비를 우상화시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쫑비는 좀비화가 덜 된 것이다.”

정재영의 ‘기묘한 가족’ 좀비 해석에 따르면 쫑비는 좀비 첫 번째 숙주로 좀비의 피만 갖고 있는 상태다. 회춘을 위해 쫑비에게 물린 마을 사람들이 진화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고 이들이 3자에게 퍼트리면서 좀비 바이스러스가 더 넓고 바르게 퍼진다. 바이러스는 퍼질 때마다 진화하기 때문에 좀비로 감염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좀비가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옛날의 뱀파이어, 귀신, 강시는 개연성이 없다. 무턱대고 있었지. 그래서 좀비는 마니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굉장히 과학적이다. 좀비를 살아있는 시체라고 하지 않나. 무덤에서 그냥 걸어 나왔다면 개연성이 없으니 바이러스라는 것을 접목해서 과학적으로 탄생시킨 바이러스의 AI화, 인공지능화가 좀비다. 머리는 AI화가 아니지만.(웃음)‘



인터뷰 내내 정재영의 좀비 애찬론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다소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껴진 영화의 설정들까지 설명하며 모두를 설득시켜나갔다.

“‘기묘한 가족’의 좀비 바이러스는 엄청나게 진화된 좀비 바이러스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인간들이 가장 혹할만한 증상인 회춘을 가지고 유혹하니까. 기생충이 숙주를 죽이지 않는 것처럼 쫑비는 약간의 좀비화가 된 것이다. 아버지 만덕(박인환)은 다르다. 물려도 좀비화가 되지 않은 것은 극 중 유일한 면역자이기 때문이다. 회춘을 해서 면역이 된 것이다”

대부분의 좀비물의 해피엔딩은 좀비 바이러스를 해결하는 신약개발 혹은 항생제를 찾으며 막을 내린다. 그러나 ‘기묘한 가족’은 유일한 면역자인 만덕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차별화된 해피엔딩을 맞는다. 장르부터 신선함을 추구한 ‘기묘한 가족’이 극의 결말 역시 신선하게 마무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극에서 그 사태를 만든 게 가족들이 다 저지른 것이다. 돈에 눈이 멀어서. 그래서 좋은 가족들은 아니기 때문에 ‘기묘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은 것이고. 그리고 약으로 결말을 지으면 너무 상투적이다. 모든 바이러스에 관한 영화는 항생제의 여부에 따른 것인데 우리 영화는 항생제가 돌아다닌다.”

사실 ‘기묘한 가족’에서 한 배우가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는 것보다는 정재영을 비롯해 엄지원, 김남길, 이수경의 합이 어우러진다. 특히나 정재영은 극 중 장남이지만 리더십은 부족하고 예비아빠지만 남주(엄지원)의 등에 떠밀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저는 가족의 양념 같은 역할이다. 준걸이 의견을 명확하게 내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우유부단하고 순수 혹은 순진하다. 다른 배우들이 캐릭터의 축을 담당하고 있듯이 저도 그러려고 최선을 다했다. 사투리도 남들보다 조금 더 심한 충청도 쓰려고 했다.”



영화 여러 군데에 포진 돼 있는 웃음은 ‘기묘한 가족’을 더욱 맛깔스럽게 즐길 수 있게끔 만든다. 극 중 슬로우모션으로 걸린 준걸의 짧고 강한 외침을 비롯해 인물들의 주고받는 대사들로 인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코미디건 스릴러건 장르에 따라서 연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코믹한 전개기 때문에 캐릭터가 웃겨 보이는 것이지 일부러 ‘이 장면에서 웃겨야지’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과하게 돼서 안 웃겼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안 웃겼을 때도 도망칠 구멍이 필요하다. ‘웃기려고 하네’하는 의도가 들키는 순간 창피해진다. 웃으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원래 안 웃기려고 했어’라고 도망갈 구멍을 찾기 위해서 최대한 그런 것을 유념하려고 한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최대한 진지하게 한다. 진지하게 해야 웃으면 다행이고 안 웃어도 변명을 할 수 있으니까.”

“슬랩스틱은 못 해요”라고 밝힌 정재영은 자신과 짐캐리, 미스터빈, 주성치 등과 같은 배우들은 다른 부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능을 타고 난 이들이며 자신은 수많은 연구와 연습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러 번 봐도 재밌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매번 든다. 저는 타고나지 않았고.(웃음) 코미디는 만드는 입장에서 다른 장르보다 어렵다. 웃음을 추가로 줘야하지 않나. 그런데 웃음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고 세대도 탄다. 다 맞춘다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만들 때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끝으로 정재영은 기대감과 우려 섞인 진심을 드러내며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심지어 좀비물이 생소해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은 본인에게 연락을 하라며 과학적으로 풀어 설명하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기묘한 가족’의 설정이나 이런 것들을 좋게 보시는 분들은 열광하실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게 취향에 안 맞으시는 분들은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다. ‘좀비가 뭐야’하는 이런 분들. 또한 이게 풍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코미디로 보시지 않으면 어려우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영화는 설명이 들어가면 재미가 없다. 과학영화는 아니니까. 그럴 때는 저에게 연락을 해라. 과학적으로 풀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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