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리 학교는' 윤찬영, 반짝이는 22살에 만난 청산 [인터뷰]
- 입력 2022. 02.17. 08:00:0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윤찬영이 새로운 도전을 마쳤다. 성인이 되었지만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윤찬영은 더 성장하고 배웠다.
윤찬영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김남수, 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공개 10일 만에 넷플릭스 TV(비영어)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에 오르고 공개 하루 만에 정상 차지, 13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틴 좀비 서바이벌 장르로 K-좀비물의 한 획을 그으며 2022년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사실 실감이 안 난다.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셔서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매일 매일이 새롭고 촬영할 때 느꼈던 좋은 기억들, 추억들이 다시 한번 생각나서 새롭다.”
극 중 윤찬영은 침착한 성격과 빠른 상황 판단력으로 남다른 기지를 발휘하는 청산 역을 맡았다. 청산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타적인 모습을 잃지 않으며 짝사랑하는 온조(박지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특히 자신의 목숨보다도 온조를 소중히 대하며 든든한 친구로 함께 했다. 윤찬영 또한 그런 청산이의 애틋한 감정과 동시에 용감한 용기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
“청산이는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한 학생이라 생각한다. 자기가 맞다고 느끼는 옳은 방향의 길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상황 판단을 좀 더 빨리하고 남들보다 친구들을 위해 행동할 수 있지 않았나. 또 어려운 상황에서도 온조를 대하는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청산이가 자신의 목숨보다 온조를 지키고자 하고 마음을 항상 생각하는데 중점을 뒀다.”
대체로 원작 웹툰의 흐름대로 전개됐지만 또 원작과 다르게 각색된 장면들도 많았다. 이 가운데 청산의 마지막 장면은 드라마에서 좀 더 극적으로 그려지되 원작의 대사가 그대로 쓰였다. 이미 좀비에 물린 청산은 ‘오늘은 내가 이 학교에서 제일 행복한 놈이다!’라고 외치며 친구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좀비들을 유인시켰다. 짠한 울림과 동시에 청산이의 담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사가 원작에 있는 대사라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니까 대사가 그대로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떻게든지 멋있게 보이고 싶었다. 글을 멋있게 써주셔서 제가 풀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은 없었다.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목숨을 잃는다는 두려움과 온조를 앞으로 볼 수 없는 슬픔과 친구들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정의감 같은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보니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그런 폭발력에 집중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 쉽지 않은 촬영이라 생각했는데 이 장면을 꼭 넣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저도 확신이 생겼고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
‘지우학’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한 사회적 메시지도 건넸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로 인해 보호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을 구조하는 것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하고,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는 등 미숙한 어른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어쩌면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고, 외면한 어른들의 민낯을 재현한 듯했다. 이에 윤찬영은 좋은 어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사실 학생은 학생인 이유가 있지 않나. 배워가는 사람이고 사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존재라 생각한다. 주변에 친구들도 있지만 어른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학생들도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게 무책임한 어른같다. 필요한 조언들을 해주는 분들은 좋은 어른이라고 하지만 학생은 공감하지 못하는데 자기가 해주고 싶은 말들만 하는 어른들을 요즘 말로 꼰대라고 하지 않나.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옳은 길로 이끌어주는 분들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어른이 된 지 2년이 지났는데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좋은 어른은 뭘까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인간 윤찬영으로 바라봤을 때도 청산이에게 공감됐던 지점이 있을까. 이에 윤찬영은 자신과 닮아있는 청산이의 올곧음과 순수함을 언급했다. 촬영하면 할수록 청산이에게 빠져든 윤찬영은 어느덧 청산이 그 자체로 돼 있었다.
“청산이가 가지고 있는 신념들이 굉장히 많이 와닿았고 좋은 생각들이라고 생각한 순간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청산이는 자기의 신념에 기초를 해서 남들이 봤을 때 문제가 없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게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다. 실제로 저도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어도 내가 찝찝한 게 있고, 이걸 안 하면 잠을 못 자고 후회하는 그런 성격에 공감했다. 또 평소에도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먼저 나서는 걸 좋아한다. 저한테도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공감이 됐고 청산이의 행동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국내외의 수많은 좀비 영화나 시리즈들이 인기를 끌면서 좀비물은 하나의 장르화가 됐고 탄탄한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여기서 ‘지우학’은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하이틴 좀비 서바이벌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윤찬영이 생각하는 ‘지우학’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세상에 좀비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지 않나. 그런데 좀비물에 많이 관심을 갖는 건 그만큼 좀비가 다들 한 번쯤 해본 상상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과연 학교에서 좀비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상상해보면서 볼 수 있는 점들을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물론 각자만의 특색이 있지만 ‘지우학’의 경우, 목숨보다 우정, 사랑이 중요한 학생들이 학교에 말폐된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살아남아서는 어떻게 살아갈지를 보여주는게 다른 좀비물과 다른 것 같다. 음악실, 방송실, 급식실, 공간이 바뀌면서 재미 요소도 달라지고 극한의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되게 스펙터클하게 다뤘다.”
2013년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로 데뷔한 윤찬영은 어느덧 데뷔 9년 차 배우가 됐다. 아역배우에서 성인 배우의 길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는 윤찬영은 반짝 빛나며 2022년을 시작했다, 앞으로 배우로서의 꿈은 무엇일까. 축구나 인생 영화를 이야기할 때는 영락없는 20대 청년같이 해맑아 보였지만 연기를 대하는 자세, 배우로서 작품에 대해 말할 때는 누구보다 진중한 윤찬영. 진심을 담아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는 데서 연기를 향한 윤찬영의 뜨거운 열정이 전해졌다. 아직 못 보여준 모습들이 많다는 윤찬영의 다음 카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매 작품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면서 경험했지만 이렇게 큰 주연을 맡고 그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성장한 작품이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고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다신 없을 수도 있는 특별한 경험들을 일기로 기록해뒀다. 앞으로 저라는 사람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다. 작품 속의 제 모습은 저라는 캐릭터를 투영시켰지만 제 진짜 모습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앞으로 더 다양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