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영 “‘우영우’ 인기? 워워~ 평정심·초심이 중요” [인터뷰]
- 입력 2022. 08.31. 14:01:18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캐릭터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전국의 수많은 ‘명석 앓이’를 탄생시키며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배우 강기영의 이야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 인터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첫 방송 0.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며 마지막회 17.5%로 종영,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켰다.
강기영은 극중 14년 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으로 분했다. 그는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매회 감칠맛 나는 연기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우영우’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런 작품을 좋아하죠. 보는 내내 코로나19 시국이 잊혀질 정도로 피로감이 덜했어요.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죠. 정명석 변호사는 제가 그동안 안 해봤던 FM적이고, 샤프한 시니어 변호사잖아요. 처음에는 외형적으로 표현하려고 갇혀있었던 것 같아요. 노련해야 하고, 구력이 비쳐야 하는 시니어 변호사가 저를 옥죄었죠. 그걸 버리고, 배우들의 케미, 관계성 위주로 생각하니 편해져서 지금의 명석이가 탄생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많이 버거웠죠. 이런 결의 역할을 해본 적 없어서 두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진행되다 보니까 익숙해지는 것도 있고, 리액션 해주는 배우들도 있으니 편해졌죠.”
강기영은 신뢰를 더하는 보이스, 똑 부러지는 딕션, 유쾌함과 온화함,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적절히 섞어 정명석을 섬세하게 만들었다. 특히 우영우를 향한 ‘츤데레 매력’은 시청자들을 ‘명석 앓이’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정명석 역은 누가했어도 멋졌을 거예요. 수트를 입어야 해서 살을 빼기도 했죠. 연기적으로는 ‘기본기’와 ‘자세’를 재정비해야 했어요. 대사 자체가 생전 해보지 않았던 법률 용어이자 저의 습관대로 하는 건 할 수 없겠더라고요. 기본기가 너무 훌륭한 배우도 있었잖아요. 은빈이에게 자극이 된 것도 있고, 보고 배운 점도 있어요. 좋은 악기를 만들어야 좋은 소리를 내니까 그 점을 가장 신경 썼죠.”
극 중반,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던 정명석은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모습이 그려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와 뜬금없는 위암 설정으로 실제 암 환자 가족을 둔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빌드업을 하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아요. 제가 맡았던 캐릭터 중 이런 서사를 가지면서 결과를 낸 인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긴장을 했어요. 어떻게 표현할까 하면서 그저 외적인 그림만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영우가 도움이 됐어요. 명석이를 되돌아보게 하는 역할도 영우가 해줬죠. 영우 식으로 명석이를 챙기잖아요. 명석으로서 감동을 받기도 했죠. 낯설고, 생소했는데 감정 교류를 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를 느꼈어요. 명석이로만 봤을 때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잖아요.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면 그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위암 설정은 처음엔 몰랐어요. 충격이었죠. 중후반쯤 알게 됐어요. 명석이가 아플 예정이라고 하셔서 과로 정도일 줄 알았는데 위암 3기였죠. 그 정도로 명석이는 치열하게 일만 하고, 스트레스의 결과물인 것 같아요. 이것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드라마적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해요.”
강기영은 적재적소에 센스 있는 애드리브와 찰진 연기로 극의 활기를 더했다. 대본에 없던 것까지 만들어내며 연기 포텐을 터트리기도.
“빈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는데 초중반 지나면서 ‘사람들이 이런 걸 기대하고 있구나’ 느꼈어요. 방송에 못 나간 애드리브도 많이 했었죠. 하하. 방송에 잘 살아서 끝까지 남은 게 있어요. 애드리브가 연기로 돋보이려고 하기보다 인물로서 뱉는 말이었죠. 대중들이 좋아해줘서 기뻤어요.”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한 강기영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7일의 왕비’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너의 결혼식’ ‘엑시트’ ‘가장 보통의 연애’ ‘자산어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만의 존재감 뚜렷한 연기 비법은 무엇일까.
“재미난 연기 자체는 강기영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성격이 있어서 표현되는 거죠. 반면에 반복된다면 강기영이 나올까봐 우려되기도 했어요. 이번에도 ‘정명석 어디가고, 강기영이 나왔냐’라고 해서 움찔했죠. 강기영의 성격을 캐릭터에 반영하는 것 같아요.”
‘우영우’로 많은 사랑을 받고,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강기영. 그는 이러한 인기에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배우로서 주목받는 순간에 대해 예전에는 방방 뛰었을 거예요. 그러나 평정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우영우’ 이슈도 방송이 끝나면 잠잠해질 테니까요. 이슈라고 관심을 가져주실 때 초심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계속 가는 주목은 아니니까요. 앞으로 연기로서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초심을 잡으려고 노력하죠.”
열풍을 일으킨 ‘우영우’는 종영 후에도 다양한 포맷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드라마 내용을 반영한 웹툰이 네이버에서 연재 중이며 EMK와 손잡고 뮤지컬로도 탄생된다. 또 2024년을 목표로 시즌2 기획에 착수했다. ‘우영우’ 시즌2에서도 정명석 변호사를 만날 수 있을까.
“출연 의향은 당연히 있어요. 남들이 조심히 얘기할 때 혼자 ‘시즌2’를 얘기했죠. 하하. 드라마 현장이 너무 좋았고, 다시 느껴보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제작사 대표님이 시즌2를 거론해주셨는데 불러주시면 당연히 참여할 것 같아요. 명석이는 시즌2에서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