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률, 2026 콘서트 ‘오래된 노래’ 성료…7회 전석 매진
- 입력 2026. 10.26. 10:23:35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26 콘서트 '오래된 노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동률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총 7회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모든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김동률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국내 대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대형 돔 공연장보다 관객 규모는 작지만,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음악의 세밀한 표현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김동률의 섬세한 보컬과 각 악기의 음색, 연주자 간의 유기적인 호흡은 공연장 특유의 공간감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한층 밀도 높은 라이브 경험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대규모 풀 오케스트라 없이 무대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데뷔 이후 오케스트라 편성을 활용한 웅장한 공연으로 사랑받아 온 김동률은 이번에는 밴드 사운드를 중심으로 곡을 새롭게 구성하며 익숙한 음악에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음악 제작과 감상 방식 전반에 빠르게 자리 잡는 가운데, 김동률은 연주자들의 섬세한 표현과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적 호흡에 집중했다. 묵직한 저음과 기타, 베이스, 드럼이 어우러진 사운드에 코러스와 현악기, 브라스 섹션이 더해지며 단순한 편성 변화 이상의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줬다.
공연 전에는 특별한 관람 안내 방송이 관객들을 맞았다. 김동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배우 이동욱과 공유가 각각 2011년 '리플레이', 2014년 '그게 나야'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목소리로 함께했다. 두 배우는 오케스트라 없이 무대에 오르는 김동률의 도전을 두고 “칼과 방패를 내려놓고 전쟁에 나가는 기분으로 준비했다”고 표현해 객석에 웃음을 안겼다.
무대의 시작은 피아노 한 대와 김동률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첫 곡 '겨울잠'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보컬로 들려준 그는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공연의 의미를 전했다. 김동률은 이번 무대가 2년 전 선보인 '산책' 콘서트와 함께 구상했던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자신의 음악을 상징하는 요소이지만, 공연을 계속 미루다 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 7년 만에 극장 공연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라가 빠진 자리는 오랜 시간 김동률과 호흡을 맞춰 온 밴드 율밴이 채웠다. 탄탄한 연주력과 다채로운 악기 구성이 곡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김동률은 세션 연주자들의 역량을 믿고 맡기며 밴드 중심 공연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여름의 끝자락'과 'Moonlight'에서는 시각적인 연출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려져 있던 무대 막이 열리자 푸른 밀밭과 민들레 홀씨가 흩날리는 하늘을 표현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동률은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밀 모형을 하나씩 심어 무대를 완성했다며 제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강풍기로 밀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구현하고, 프로젝션을 활용해 나무 그림자를 표현하는 등 손길이 느껴지는 무대 장치가 음악에 감성을 더했다.
연주자들의 활약 역시 공연의 중요한 축이었다. 멜로망스의 정동환은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수준 높은 건반 연주로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동률은 난도가 높은 연주를 훌륭하게 소화한 정동환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의 음악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의 협업도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탱고의 색채를 입힌 '낙엽' 무대에서 고상지는 악기의 독특한 음색으로 곡에 깊이를 더했다. 김동률은 2008년 프롤로그 공연에서 '뒷모습'을 통해 처음 프로 무대에 오른 고상지와 오랜 시간 음악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반도네온을 활용할 수 있는 곡을 꾸준히 넓혀가는 과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퍼커션 연주자 김진환의 아이디어로 연주자들을 무대 앞으로 배치한 '뒷모습', 트럼펫 연주자 조정현이 2년간 연습 끝에 완성한 '출발'의 휘슬 연주, 기타 연주자 김동민의 섬세한 핑거링이 돋보인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등이 이어졌다. 여러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다채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낸 밴드 멤버들에게도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동률은 이번 공연을 통해 평소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가려져 있던 율밴의 연주력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히 편성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 함께 음악을 만들어 온 동료 연주자들의 역량을 무대 전면에 드러내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공연의 음악적 완성도를 뒷받침한 제작진의 노력도 돋보였다. 오랜 기간 김동률 콘서트의 음악감독과 지휘를 담당해 온 이지원 감독은 이번 무대에서 직접 지휘봉을 드는 대신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봤으며, '오래된 노래'의 현악 3중주 편곡 작업에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15분간의 휴식 이후 시작된 2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경쾌하게 바뀌었다. 'Bike Riding'을 비롯해 '출발', '첫사랑', '기필코' 등이 차례로 이어지며 공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어 '취중진담'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등 대표 발라드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그 노래'와 '동행'이 이어졌으며, 총 20곡으로 구성된 세트리스트가 공연장을 음악적 감동으로 채웠다.
마지막 인사를 통해 김동률은 급변하는 음악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방향을 지켜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음악을 둘러싼 환경과 정의가 빠르게 달라져 고민이 많지만,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의 속도로 묵직하게 음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낯선 구성의 공연에도 객석을 가득 채워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우리 조금만 더 늙어서 다시 만나자”라는 말로 마지막 여운을 남겼다.
김동률은 앞서 2023년 KSPO DOME에서 열린 '멜로디' 콘서트로 약 6만 명, 2025년 '산책' 콘서트로 약 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대규모 공연에서도 강력한 티켓 파워를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오래된 노래' 역시 7회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회당 약 3,000명씩 총 2만 1,0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