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불암, 29일 별세…시대의 희로애락 함께한 '국민 아버지'[셀럽이슈]
- 입력 2026. 10.30. 09:00:51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수사반장' '전원일기'를 남긴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최불암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인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14년간 진행한 KBS1 '한국인의 밥상'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이후 재활 치료에 전념해 왔으나, 최근 들어 기력이 급격히 쇠약해지며 끝내 병상을 털고 일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맞이한다. 장례는 평생을 아동과 청소년 복지에 헌신해 온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된다. 장례위원장은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맡으며,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1939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이후 1967년 서울중앙방송(현 KBS) 특채 탤런트로 브라운관에 진출했다.
67년의 연기 인생동안 고인은 한국 방송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MBC 수사 드라마의 전설 '수사반장'에서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우직하고 정의로운 형사 캐릭터를 구축하며 한국형 수사물의 전성기를 열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영된 MBC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 역으로 분해 근대화 시기 한국 가족의 정신적 지주이자 인자한 한국적 아버지의 전형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제1공화국', '여명의 눈동자', '영웅시대' 등 시대극을 관통하는 선 굵은 연기로 대중문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11년부터 2024년까지는 KBS1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서민들의 밥상에 얽힌 애환과 삶의 지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다.
고인 특유의 푸근한 미소와 고개를 젖히며 호탕하게 터뜨리던 '파하~' 웃음소리는 전 국민의 유행어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1990년대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최불암 시리즈'가 전국을 휩쓸며 친근한 서민적 면모를 더했다. 지난 5월에는 60여 년 연기 궤적을 조명한 MBC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가 전파를 타기도 했다.
문화예술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 국민훈장 목련장과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는 통일국민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몸담기도 했으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 등을 맡아 오랜 세월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을 몸소 실천했다.
비보가 전해지자 문화예술계 안팎과 추모가 쏟아지고 있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팝페라 가수 임형주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최불암 이모부, 믿기지 않고 눈물만 흐른다. 수많은 국민께 따스한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한국인의 밥상' 바통을 이어받은 배우 최수종은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고,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정계에서도 추모 물결은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생님은 1998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로 함께해 주신 최장수 홍보대사셨다"며 "오랜 세월 서울의 얼굴이 되어주신 그 마음을 서울식구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억하겠다"고 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인 아내 김민자 씨와 아들 최동녘, 딸 최동비 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11월 2일 오전 7시로 예정됐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