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러 오던 OTT, 이젠 스포츠 보러 온다…달라진 구독 공식 [Ce:포커스]
입력 2026. 11.08. 07:00:00

쿠팡플레이, 티빙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경쟁 무대가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를 확보하던 OTT 플랫폼들이 이제는 스포츠 중계권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좋아하는 배우의 신작을 보기 위해 OTT를 구독하던 것에서 나아가 응원하는 팀과 선수의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플랫폼을 선택하는 새로운 소비 방식에 주목한 것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스포츠 콘텐츠 경쟁을 주도하는 곳은 쿠팡플레이와 티빙이다. 쿠팡플레이는 해외 축구와 농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스포츠 팬덤을 공략하고 있으며 티빙은 국내 프로야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중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단순히 경기를 생중계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체 제작 콘텐츠와 시청 편의 기능을 확대하며 이용자 확보와 구독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2025~2026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 경기를 국내 독점 생중계하고 있으며,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까지 유럽 주요 4개 축구 리그의 중계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K리그와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포뮬러1(F1), 미국프로농구(NBA) 등 다양한 종목을 더하며 스포츠 콘텐츠의 폭을 넓혔다.

중계권 확보를 넘어 시청 경험을 차별화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막한 NBA 2026~2027시즌에는 정규리그 한국어 해설을 약 300경기로 확대 편성했다. 조현일, 박세운, 손대범, 이동환 등 전문 해설위원을 비롯한 10명의 중계진을 구성하고 풀HD 고화질 중계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한국어와 현지 영어 해설, 무해설 현장음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한 화면에서 여러 경기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멀티뷰’ 기능도 지원한다. 경기 전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는 ‘경기 프리뷰’, 인상적인 장면을 소개하는 ‘쿠플 한 컷’, NBA 소식을 전하는 ‘쿠플 느바통신’ 등 자체 제작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스포츠팬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종료 후까지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유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정 경기를 보기 위해 접속한 이용자에게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재방문과 체류 시간 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쿠팡플레이 김성한 대표는 지난해 EPL과의 파트너십 체결 당시 “최고의 중계, 가장 폭넓은 편성, 생생한 화질은 물론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는 등 스포츠팬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티빙은 국내 프로야구를 중심으로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부터 KBO 리그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은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야구 콘텐츠를 제공하며 팬덤을 공략해 왔다.

실제 스포츠 중계 서비스 이용자 증가도 확인됐다. 티빙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 KBO 리그 시즌 초반 중계 서비스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20대 여성 이용자 비중이 상승하는 등 기존 스포츠팬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이용자들이 야구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이는 KBO 중계 서비스 이용자에 관한 수치로 티빙 전체 신규 가입자나 유료 구독자가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스포츠 콘텐츠가 플랫폼 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티빙 역시 중계 방식의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KBO 포스트시즌에는 주요 선수를 전담 카메라로 따라가며 표정과 움직임, 벤치 안팎의 모습을 포착하는 ‘티빙 슈퍼매치 CAM’을 처음 도입했다. 이택근 해설위원을 중심으로 3인 중계 체제를 구축하고, 구단별 출연진과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팬덤중계’도 확대했다.

경기 중에는 실시간 소통 기능인 ‘티빙톡’을 통해 팬들이 함께 응원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경기 종료 후에는 주요 장면과 비하인드 영상을 쇼츠로 제공했다. KBS N SPORTS ‘아이러브 베이스볼’, MBC SPORTS+ ‘베이스볼 투나잇’ 등 야구 리뷰 프로그램도 앱 내 전용관에서 선보였다.



티빙 관계자는 포스트시즌 중계 서비스 강화 당시 “한 경기, 한 장면의 무게가 어느 때보다 큰 포스트시즌인 만큼 팬들이 승부의 긴장감과 현장의 열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중계와 콘텐츠를 강화했다”라며 “선수 밀착 CAM과 전문성을 높인 중계, 팬덤중계 등 티빙만의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을야구의 모든 순간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콘텐츠를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OTT 시장의 구독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드라마와 영화는 작품 공개 시기에 따라 시청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스포츠는 정규시즌과 경기 일정에 따라 반복적인 시청 수요가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OTT 입장에서는 특정 스포츠 팬덤을 확보할 경우 지속적인 플랫폼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셈이다.

수익 모델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6월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일반 회원에게 서비스를 무료 개방하는 한편 해외 스포츠 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스포츠 패스’를 별도 유료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무료 콘텐츠로 이용자 저변을 넓히면서 스포츠팬들의 유료 이용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스포츠 중계권 확보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점 중계권 확보에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데다 실제 신규 가입자 유입과 유료 구독 유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스포츠 중계 서비스 이용자 증가와 OTT 전체 가입자 증가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단순히 인기 경기를 누가 독점하느냐를 넘어 팬들을 얼마나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에 이어 스포츠까지 OTT 구독을 결정하는 주요 콘텐츠로 부상한 가운데 중계권 투자와 이용자 확보,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플랫폼 경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쿠팡플레이,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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