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남자친구’ 배우 박보검의 위기, 로코 틀에 갇힌 ‘아름다운 청년’
입력 2018. 11.30. 15:03:31
[더셀럽 한숙인 기자] 로맨틱 코미디는 가진 거라고는 하나 없는 무한 긍정주의 여자 주인공과 그런 그녀를 늘 지켜주고 지지해주는 세상 완벽한 시니컬한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뻔한 설정은 수십 년을 반복하며 흥행 절대 키워드가 됐지만 지금은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의 환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tvN ‘남자친구’는 2회 동안 남녀 역할만 뒤바꾼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인 이런 요소들을 멜로를 연상하게 하는 아련한 배경으로 전개했다. 설정과 줄거리는 진부했지만 시청률은 1회 8.7%, 2회 10.3%로 드라마 제국 tvN에서도 경이적인 수치로 기대치가 컸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초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확하게 극과 극으로 갈린다. ‘재미있다’와 ‘진부하다’. 재미있는 이유는 박보검에 대한 기대치가 절대적이라면, 진부한 이유 역시 박보검에 대한 아쉬움이다.

‘남자친구’ 속 박보검이 맡은 김진혁은 그간 로맨틱 코미디에서 무한 답습해온 불굴의 의지녀 캔디의 남성 버전에서 한 치도 어긋남 없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로맨틱 코미디의 캔디 여주는 지나친 긍정주의와 그를 표현하기 위한 과장된 연기로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키우다 결국 최근에는 외면당하는 분위기다. 불과 2회만으로 섣부른 평을 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김진혁은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남자친구’는 잘생긴데 연기도 잘한다는 호평을 받아온 박보검에게 과장된 연기를 하게 하는 우를 범했다. 실제 실시간 댓글에서 한 네티즌은 박보검의 과장된 연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보검의 그간 매력은 밝은 표정 속에 배어나는 적당한 그늘이었다. 이로 인해 나이에 비해 연기에서만큼은 비슷한 또래와는 다른 결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박보검에게서 그늘을 완전히 지우고 맑고 밝음만 있는 청포도 청년 김진혁에 박보검을 끼워 맞췄다.

패션 브랜드로 비교하면 김진혁은 잘 팔렸던 그래서 브랜드마다 무한 반복해온 베이식 제품군이다. 그러나 그간 박보검은 잘 팔리면서 뭔가 남달랐던 소위 뉴 베이식 제품군에 포지셔닝돼있었다.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트렌드와 잘 팔리는 베이식, 두 장점을 모두 갖춘 ‘뉴 베이식’이 박보검이 종교 논란에도 큰 파고 없이 안티 없는 배우로 사랑받아온 이유였다.

박보검은 KBS2 ‘내일도 칸타빌레’(2014년)에서는 까칠한 천재 첼리스트 이윤호를, 영화 ‘차이나타운’(2105년)에서는 일영(김고은)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요리사를 꿈꾸는 석현을, KBS2 ‘너를 기억해’(2015년)에서는 사이코패스 정선호를, tvN ‘응답하라 1988’(2015, 16년)에서는 주변의 보살핌이 필요한 절대 순수 천재 바둑기사 택을, KBS2 ‘구르미 그린 달빛’(2016년)의 당파 싸움에 당당히 맞서는 왕세자 이영을 맡아 잘생긴 배우의 전형에서 벗어나는 배우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방송가에서는 김진혁 같은 캐릭터를 두고 ‘광고가 잘 들어오는 역할’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보검이 쉬는 2년여가 넘는 기간 박보검은 작품 활동 없이도 무수한 광고에 등장해 상품성을 입증해왔다.

물론 송중기가 그랬듯이 박보검 역시 한류 배우 송혜교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박보검이 ‘남자친구’ 김진혁으로 한류 배우로 성장한다면 노력만큼의 보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잘생긴 배우가 아닌 기대되는 배우였던 박보검에 대한 아쉬움을 걷어낼 수 없다.

사랑은 늘 아름답다. 그래서 소위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리는 박보검이 그리게 될 ‘남자친구’의 사랑 이야기는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이전의 전형을 답습한다면 아름다움의 빛이 바랠 수 있다. 드라마에서 제아무리 주인공이라도 자신이 맡은 역할 하나만 열심히 한다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박보검의 김진혁이 고군분투로 끝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16부작에서 이제 막 2부작을 끝냈을 뿐인 ‘남자친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단 진부한 캐릭터만큼이나 진부한 대사를 끝내고 박보검이 아니었어도 설레게 했을 스토리와 대사들로 시청자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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