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 '전우치'에 '어벤져스' 접목하려다 실패한 블록버스터
입력 2023. 01.25. 11:54:47

'외계+인 1부'

[유진모 칼럼] 국내 영화 중 '외계+인 1부'(최동훈 감독, 2022)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 작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배경은 그동안 최 감독이 '범죄의 재구성'(2004, 94만 명). '타짜'(2006, 569만 명), '전우치'(2009, 606만 명), '도둑들'(2012, 1298만 명), '암살'(2015, 1270만 명) 등 으로 연거푸 성공하며 관객들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계+인 1부'에서 연출가이자 각본가인 최동훈의 구성이나 대사의 힘도, 연출 솜씨도 전혀 돋보이지 않는다. 할리우드와 중국 무협에서 본 듯한 구조와 내용, 그러나 원조에 비해 형편 없는 결과물과 CG 등은 한국 영화 최고의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다수의 호평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최동훈 추종자는 눈이 멀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안 그렇다.

1부 제작비만 360억 원. 700만 명 이상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지만 153만여 명에 그쳤다는 사실만 봐도 이 영화는 평가와 흥행 면에서 참패를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2부가 언제, 어떻게 공개될지에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이다.

첨단 문명을 지닌 한 외계인 종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죄수를 지구인의 뇌 속에 가두어 왔다. 2012년. 탈출한 죄수를 잡아 다시 가두는 역할을 하는 로버트 가드(김우빈)와 프로그램 썬더 (김우빈)는 1380년 고려 말로 시간 여행을 해 한 죄수를 죽인다. 그런데 현대로 돌아오니 차 안에 한 갓난아이가 있다. 죄수에게 희생된 여자의 딸을 썬더가 데려온 것.

가드는 할 수 없이 그녀에게 이안(김태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아버지가 된다. 1400년 즈 음. 전설의 신검이 등장하자 얼치기 도사 무릎(류준열)과 권총을 쏘는 고수 이안, 신선 흑설 (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그리고 가면 쓴 비밀 조직을 이끄는 자장(김의성) 등이 신검을 차지 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2012년. 가드는 한꺼번에 여럿의 죄수들을 서울 사람들의 뇌에 가두는데 그 과정에서 형사 문도석(소지섭)에게 외계인 죄수의 우두머리인 설계자가 투옥된다. 설계자는 자신의 부하 로봇 을 불러들이고, 로봇은 지구의 대기를 외계의 그것으로 바꾸어 죄수들을 살 수 있게 해 주고, 지구인을 몰살할 하바를 가득 담은 우주선을 몰고 오는데.

시간은 이안이 10대 소녀이던 2022년과 그 상태로 고려로 되돌아간 1391년, 그리고 그곳에서 10여 년 성장한 뒤의 시대 등 3군데에 걸쳐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 몰입하고 집중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주인공인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의 쓰임 새는 낭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도대체 이하늬는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남긴다.

다만 김태리의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녀의 존재감은 빛난다. 여기에 조우진과 염정아가 캐릭터와 대사를 충분하게 살려 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가운데 중심을 잡아 준다. 감독의 의도야 본인만이 제일 잘 알겠지만 외연상 '전우치'와 '어벤져스' 시리즈를 잘 버무려 자신만의 세계관을 세우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의욕만 강했지 자신의 주특기를 착각하는 우를 범한 듯하다. 케이퍼 필름이라는 그의 회사의 이름과 경력에서 보듯 그의 주특기는 범죄 영화이다. 특히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 받는 범죄의 재구성'처럼 그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구성이 장점이다.

내용도 비주얼도 유치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웃기려는 것인지, 헛웃음을 유도하는 것인지 헷 갈릴 정도로 통쾌한 웃음과 거리가 먼 웃음만 유발한다. 우리 관객들은 이미 22년 전에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아름답고 유려한 와이어 액션의 절정을 맛봤다. 그리고 DC에 혹평을 가할 정도로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의 재미와 철학을 볼 줄 아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외계인의 존재는 어떠하고, 어디에 사는지, 도대체 왜 외계인이 죄수들을 지구인의 뇌에 가두었는지, 죄수들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설명이 없다. 물론 2부에서 밝혀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건 편집이나 시나리오의 실수이다. 1부가 153만 명을 동원했다면 2부가 그 숫자를 넘어설 확률은 희박하다.

심지어 외계인과 죄수들의 우주선 공중전은 미국 스텔스기의 조악한 흉내 같고, 무릎은 '미션 임파서블' 1~4편의 이단 헌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로프 액션을 흉내 내 기함하게 만든다.

[유진모 칼럼 /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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