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요태 신지 결혼, 팬들이 왜 반대할까?
- 입력 2025. 07.03. 09:24:03
- [유진모 칼럼] 3인조 혼성 그룹 코요태 멤버 신지(43)가 연인 문원(36)을 공개하며 내년 결혼을 알렸지만 여론이 심상치 않다. 신지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요태 멤버 김종민과 빽가에게 문원을 소개했다. 그런데 문원이 이미 한 번 결혼했다 이혼했고,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전처가 키우고 있다는 사실과 태도 등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코요태 신지
결혼에 대해 타인이 개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한 가족의 개입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세월이 흐를수록 짙어지고 있다. 결혼은 오롯이 두 사람의 몫이고, 그들 책임이다.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해서 가족일지라도 생활비를 대 주거나, 부부의 자식의 양육비를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작도, 과정도, 마지막도 오직 두 사람의 책임이다.
따라서 코요태 멤버들은 물론 팬들이 결혼을 '하라.' 혹은 '마라.'라고 하는 것은 정치로 치면 내정 간섭이다. 이것은 결혼을 하는 당사자인 신지와 문원의 시각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신지를 아끼는 사람의 시각이라면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신중과 고려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집중과 선택이다. 결혼과 연애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원의 태도에 대한 지적은 나름대로 일리가 없지 않다. 문원은 결혼 발표 후 기사가 쏟아진 데 대해 "이 친구 지선(신지 본명)이 정말 유명한 사람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라고 발언했다. 네 사람은 함께 식사를 했는데 다소 어색했다. 김종민이 "배부르다."라고 수저를 놓으며 복부 비만을 이야기하자 문원은 "그거 나잇살 아니냐?"라고 거침없이 지적했다.
신지는 문원의 목젖을 치며 발언을 제지했고, 못마땅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히려 김종민이 "혈당 때문에 그만 먹는다."라며 분위기를 돌리려 했다. 빽가 역시 "멘트 좋네."라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애썼다. 이어진 대화에서 신지는 멤버들에게 문원의 결혼-이혼-딸 사연을 알렸다. 빽가는 표정 관리를 못하고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신지는 "뺵가가 화가 난 걸까?"라고 걱정했다. 문원은 신지를 '이 친구'라고 표현했고, 전처에 관해서는 '딸을 키우신다.'라며 존댓말을 썼다.
한 사람의 인격, 인성, 품성, 품격 등에 관해 타인이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두 가지의 발언과 행동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단정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그만큼 사람의 내면은 복잡한 데다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동물도 제 실수를 깨우치고 나면 다시는 그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만 같은 실수를 거듭 저지른다.'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어서 통제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사람은 충동적이기도 하다. 후회는 사람만 한다. 문원이 전처의 행동을 존댓말로 표현한 것은 다분히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그것은 신지를 '이 친구'라며 최소한 자신과 동일선상에 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신지는 초혼이지만, 자신은 재혼에 딸까지 있다는 게 살짝 콤플렉스일 수 있다는 심리가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최대한 전처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줌으로써 자신이 매우 예의 바르고 점잖다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친구'와 '지선이'는 그런 자격지심의 발로의 일환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코요태는 1998년 12월 '순정'으로 데뷔하자마자 인기를 얻었다. 이후 신지를 제외하고 잦은 멤버 교체를 거친 끝에 2004년 지금의 멤버로 고정되었다. 문원은 직업이 가수이다. 1998년이면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테니 코요태를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교 1년생이던 2004년에도 코요태를 몰랐다면 가수가 된 게 신기할 따름이다.
코요태는 국내 혼성 그룹 중 최장수라는 타이틀로 유명하다. 세 명이 '따로 또 같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00보, 1만 보 양보해서 문원이 전성기 시절의 코요태를 몰랐을지라도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신지가 그토록 인기 있는 가수라는 것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일 것이다. 그건 K-팝을 일군 가요계 선배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신지는 이날 멤버들과의 상견례 자리에 문원이 트레이닝 바지에 티셔츠만 걸친 채 나가려 해서 말렸다는 일화도 전했다. 사람은 동물과 다르게 옷을 입는다. 의상에는 의미가 있다. 정장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김종민과 빽가는 문원에게 상대적으로 선배라는 것을 떠나 아내가 될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직장 동료'이다.
지난 21년 동안 그야말로 동고동락한 역전의 전우들이다. 평생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겠다는 언약을 할 예비 신부의 그런 소중한 가족 같은 동료들을 만나는데 트레이닝 바지라니.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에 대해 국지적인 측면만 놓고 전체를 예단하는 것은 범절에 어긋나지만 지엽적이지 않다면 본질에 다가갈 가능성이 마냥 없다고 볼 수도 없다.
김종민이 결혼하기 전에 신지와 각자의 미래의 배우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김종민은 "네 배우자가 사납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내가 뭐라고 할 수도 있잖아. 그런데 나에게 대들면 어떡해?"라고 말했다. 신지는 망설임도 없이 "그럼 이혼이야."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김종민을 향한 남다른 의리를 표현한 것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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