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부족한 K팝 시장…서울아레나가 열 새 가능성[Ce:포커스]
입력 2026. 10.31. 05:00:00

서울 아레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음악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국내 공연 시장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의 대형 공연을 소화할 전문 공연장은 부족하고, 인기 공연을 중심으로 대관 경쟁은 치열하다. 공연 규모가 커질수록 관객 이동과 안전 관리, 공연장 주변 인프라 확보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 도봉구 창동에 들어서는 서울아레나가 국내 공연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음악 공연에 특화된 대형 공연장이 서울 도심권에 들어서면서 공연 수용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K팝 공연의 제작 환경과 관람 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대형 공연장 부족한 K팝 시장…서울아레나가 대안 될까

서울아레나는 도봉구 창동 1-23 일대에 조성 중인 음악 공연 전문 복합문화시설이다. 최대 2만8000명을 수용하는 아레나 공연장과 최대 7000명 규모의 중형 공연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대형 콘서트와 글로벌 투어뿐 아니라 페스티벌, 팬미팅, 쇼케이스 등 다양한 공연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027년 5월 준공, 6월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 점검 자료에 따르면 공정률은 81%다. 첫 정기 대관에서도 2027년 하반기 공연을 대상으로 최대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개관 초기 공연 일정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확인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공연장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히 희소식"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공연과 페스티벌, 해외 아티스트 내한 공연 등이 늘면서 대관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원하는 시기에 좋은 시간대를 확보하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서울아레나의 등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아레나가 실제 대관난 해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관 기회가 얼마나 공정하게 배분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서울시가 중소 기획사와 신진 아티스트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러한 지원이 실제 현장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아레나가 문을 열면 공연 기획사에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고, 아티스트와 제작진은 공연 규모와 연출에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음악 공연에 특화된 시설이라는 점에서 기존 체육시설과 차별화된 제작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높은 대관 경쟁률이 곧바로 국내 공연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장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해외 아티스트의 투어를 유치하고, 국내 중소 기획사와 신진 아티스트에게도 공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공연별 제작비와 티켓 가격, 관객 수요를 고려한 운영 전략도 중요하다.

◆ 공연장 넘어 대중음악 산업 거점으로

서울아레나는 공연 개최를 넘어 대중음악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연장 내 대중음악 지원 시설을 통해 음악 기획과 제작, 공연, 유통을 지원하고 중소 기획사와 신진 아티스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연기획·마케팅·매니지먼트와 무대·음향·조명 등 전문 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면 서울아레나는 대형 아티스트의 공연을 개최하는 공간을 넘어 국내 음악 산업의 기반을 넓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공연장 대관뿐 아니라 창작 기회와 전문 인력 양성까지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 주체인 카카오와 기존 음악 사업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된다. 음원 플랫폼 멜론과 공연 예매 서비스 멜론티켓 등을 공연장 운영과 연결하면 음악 감상부터 공연 예매와 현장 관람까지 이용자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설과 플랫폼의 결합만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공연을 꾸준히 유치하고,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다시 찾을 만한 제작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공연장 공급 확대가 실제 대관난 해소로 이어지는지, 중소 기획사에도 실질적인 기회가 돌아가는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 연간 270만명 찾는다는데…창동 상권도 달라질까

서울시는 서울아레나 개관 이후 연간 약 270만명의 관광객이 창동 일대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연 관람객을 주변 상권으로 유도해 식음료와 쇼핑, 숙박 등 지역 소비를 늘리고 서울 동북권을 문화·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공연장과 창동역을 잇는 구간에 팝업스토어와 야외시장 등을 운영하고, 창동역 일대 먹자골목에는 먹거리와 음악을 결합한 ‘서울 달빛야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야간경관과 버스킹 등 문화 프로그램을 더해 공연 전후에도 관객이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취지다. 도봉구도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하면 공연 관람객이 인근 음식점과 상점 등을 이용하면서 지역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관객이 공연만 관람한 뒤 곧바로 귀가하거나 공연장 내부에서 대부분의 소비를 해결한다면 지역 상권에 돌아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방문객을 끌어들일 관광 콘텐츠와 상업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가 교차할 수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큰 공연장이 들어서면 창동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주변 상권도 지금보다 활기를 띨 것 같아 기대된다"면서도 "공연이 끝나면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릴 텐데 도로가 막히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객이 공연만 보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주변 식당이나 상가도 이용하고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교통대책을 함께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예상 방문객 수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려면 관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역 상인들이 공연 수요를 활용할 수 있도록 참여 기회를 넓히고, 숙박과 식음료 등 부족한 편의시설을 보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교통·보행 안전이 개관 성패 가를 변수

서울아레나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인근에 자리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만, 대규모 공연이 끝난 뒤 수만명의 관객이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 교통과 안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이유다.

서울시는 관계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공연 종료 시간에 맞춘 버스 증편과 지하철 임시 열차 운행을 검토하고 있다. 보호자 차량이 몰리는 상황에 대비한 별도 승하차 공간인 픽업존 운영도 살펴보고 있다. 공연장과 창동역 사이의 보행 동선을 개선하고 중랑천변 보행로를 조성하는 등 인파 분산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대책이 실제 관객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공연 규모와 종료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대중교통 수송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보행 안전과 차량 통제, 귀가 안내 체계를 마련해야 지역 주민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서울아레나의 성공은 공연장 완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수준 높은 공연을 꾸준히 유치하고 관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방문객의 발길이 주변 상권과 지역경제로 이어져야 한다.

K팝의 세계적 성장세를 뒷받침할 공연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서울아레나 개관은 국내 공연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연 산업의 성장과 지역 상권의 변화, 시민이 체감하는 편의 개선까지 함께 이뤄질 때 서울아레나는 비로소 K팝의 새로운 성지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서울아레나,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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