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의 J팝식 변신…라잇썸은 왜 '카와이'를 택했나[Ce:포커스]
입력 2026. 10.31. 06:00:00

라잇썸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그룹 라잇썸(LIGHTSUM)이 일본 데뷔를 계기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그동안 쌓아온 보컬과 퍼포먼스 역량을 바탕으로 일본 아이돌 문화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한 것. 이들이 선택한 콘셉트는 일본어로 귀여움을 뜻하는 '카와이'(かわいい)다.

라잇썸은 지난달 일본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현지 활동에 나섰다. 타이틀곡 'どうして'(Doshite)를 비롯해 총 5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에는 새로운 콘셉트와 함께 다시 출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타이틀곡 'どうして'는 일본 아이돌 특유의 카와이 감성을 라잇썸만의 색깔로 풀어낸 곡이다. 2024년 싱글 'POSE!' 이후 약 2년 만에 일본 활동에 나선 라잇썸은 기존 활동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는 또 다른 사랑스러운 매력을 앞세워 현지 팬들과 만나고 있다.

K팝과 J팝 아이돌은 음악과 퍼포먼스뿐 아니라 무대에서 매력을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K팝이 정교하게 완성된 퍼포먼스와 시각적 연출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일본 아이돌 문화에서는 멤버 각자의 개성과 친근한 표현, 팬과의 교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두 문화 모두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차이는 라잇썸이 일본 데뷔를 준비하며 주목한 지점이기도 하다.

라잇썸의 일본 데뷔는 단순히 의상이나 안무를 귀엽게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지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표현 방식부터 음악과 퍼포먼스, 스타일링까지 일본 아이돌 문화의 특징을 접목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K팝 아티스트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화 전략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본 데뷔 콘셉트로 카와이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일본 데뷔를 준비하며 현지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콘셉트라고 생각했다"며 "라잇썸이 그동안 쌓아온 음악적 역량과 퍼포먼스에 일본 아이돌 문화의 특징을 접목해 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외 시장 진출에서는 현지 문화에 맞는 표현 방식을 더하면서도 기존 그룹의 강점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에 '친근함'을 더하다

일본 아이돌 문화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친밀감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서 완성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동시에 멤버 개개인의 개성과 자연스러운 표정, 팬들과의 호흡을 통해 친근한 매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라잇썸 역시 이번 일본 데뷔를 준비하며 이러한 표현 방식에 주목했다. 관계자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멤버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더욱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상뿐만 아니라 음악과 안무, 보컬, 스타일링 전반에 걸쳐 콘셉트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음악에서는 일본 아이돌 특유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와 친근한 감성을 살리고, 안무에는 손하트와 귀여운 제스처 등 누구나 쉽게 기억하고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을 활용했다.

보컬 디렉팅에서도 기존 라잇썸의 가창력을 유지하면서 곡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타일링에는 프릴과 리본 등을 활용하고 멤버별 개성을 살린 헤어와 메이크업을 더해 시각적으로도 카와이 콘셉트를 구현했다.

멤버 상아는 앞선 인터뷰에서 "옷에 디테일이 많다. 작은 큐빅 같은 포인트 디테일을 많이 신경 쓴다"며 "단체복 느낌보다는 개성을 살리면서 스타일링을 해보자고 얘기가 나와서 다양한 스타일링이 나왔다. 일본의 스타일링을 따라가면서도 저희만의 색깔을 잘 녹여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한 콘셉트를 단순히 차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음악과 무대, 비주얼을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일본 아이돌 문화의 친근한 표현 방식을 무대 전반에 녹여내면서 현지 팬들이 라잇썸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 '카와이' 속 라잇썸의 강점은 그대로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할 때 중요한 과제는 기존 정체성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유지하는지에 있다. 특히 K팝 그룹이 해외 시장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는 현지 팬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가면서도 기존 팬들이 알고 있는 팀의 강점을 잃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

라잇썸은 이번 일본 데뷔에서 보컬, 퍼포먼스 역량을 주요 강점으로 삼았다. 여기에 일본 아이돌 특유의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표현 방식을 더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라잇썸은 그동안 탄탄한 보컬과 퍼포먼스 역량을 쌓아왔다"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일본 아이돌 특유의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표현 방식을 더해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 역시 새로운 표현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소속사에 따르면 일본 특유의 무대 표현 방식과 언어, 팬들과의 소통 문화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인 멤버 히나가 다른 멤버들의 이해와 적응을 도우며 함께 준비했다. 히나는 앞선 인터뷰에서 "각자 멤버 컬러가 정해져 있는데 그 컬러의 이미지에 맞게 잘 녹아들었다"며 멤버들의 콘셉트 소화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번 일본 데뷔는 라잇썸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기존 활동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른 콘셉트를 시도하며 폭넓은 소화력을 보여준 것. 소속사 관계자는 "평소와 다른 스타일링과 표정 연기,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모습 등을 통해 멤버 각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일본 데뷔를 넘어, 활동의 접점 넓힐까

라잇썸의 일본 데뷔는 새로운 도전에 그치지 않고 현지 활동 전반으로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데뷔 이후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한편, 기존에 발표한 음악도 현지에서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13일 기준 유튜브 뮤직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일본 차트에서 'どうして'는 28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POSE!'(86위), 'ALIVE'(87위), 'Honey or Spice'(89위)까지 총 4곡이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데뷔곡뿐 아니라 2022년 발표한 'ALIVE', 2023년 발표한 'Honey or Spice', 2024년 발표한 'POSE!' 등 과거 한국 활동곡도 나란히 순위에 진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지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라잇썸은 대형 음악 페스티벌 'SBI 뮤직 서커스 홋카이도 2026'(SBI MUSIC CIRCUS HOKKAIDO 2026)에 출연했으며, 삿포로와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서 릴리즈 이벤트를 진행했다. 매주 월요일 FM오사카 라디오 프로그램 '라잇썸의 Re'를 통해 현지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으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일본어 수업 콘텐츠 '성수동 1타 강사 이희라'와 사복·세일러문·무대 의상 등 다양한 콘셉트의 퍼포먼스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와 무대에 대한 온라인 반응뿐만 아니라 현지 행사와 팬 이벤트에서 라잇썸을 직접 응원해 주시는 많은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현지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라잇썸은 오는 12월 28일 도쿄에서 첫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국내 활동과의 연결도 이어지고 있다. 라잇썸은 지난 22일 일본 데뷔곡의 한국어 버전인 '어떡해 (Doshite KR ver.)'를 발매하고 음악방송 무대를 선보였다. 일본 시장을 위해 준비한 곡과 콘셉트를 한국어 버전으로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다양한 무대와 팬 이벤트를 통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는 한편, 국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만날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잇썸의 이번 도전은 K팝 그룹의 현지화가 반드시 음악적 정체성의 변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에 쌓아온 역량을 유지하면서 현지 문화에 적합한 표현 방식을 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팬층과 만날 가능성을 넓히는 시도가 되고 있다.

다만 이제 일본에서 첫발을 뗀 만큼 앞으로 현지 팬들의 반응과 지속적인 활동 성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라잇썸이 앞으로 일본 아이돌 문화의 특징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화하는지, 이러한 시도가 라잇썸만의 개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일본 아이돌 문화의 친근함과 K팝 특유의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 사이에서 새로운 접점을 찾으려는 라잇썸. 이번 카와이 콘셉트가 일본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열어갈지, 그리고 향후 국내 활동에도 새로운 매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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