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F/W 서울 패션위크의 첫인상
- 입력 2013. 03.26. 13:56:27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2013 F/W 서울 패션위크 첫날인 25일 여의도 Three IFC는 여느 무도회장보다 화려했다.
세계 각지에서 온 패션 업계 종사자들, 한껏 들뜬 모습의 국내 패셔니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꽃샘추위도 녹일 정도로 현장 열기가 뜨거웠다. 쇼를 마칠 때마다 백스테이지에서 빠져나오는 모델들과 그 주변을 순식간에 에워싸는 파파라치들은 패션위크만의 재미난 풍경을 연출했다.첫날은 한국 남성복의 힘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디자이너 김서룡의 손끝에서 나온 화려한 수트 룩으로 그 서막을 올렸다. 와인 빛깔의 조명과 시멘트 바닥이 언밸런스한 스테이지는 베르사유 궁전 내 은밀한 파티를 연상시켰다. 런웨이에서 버건디, 골드, 레드 등의 관능적인 컬러 수트를 착용한 모델들은 귀족들의 농밀한 세계로 유혹했다.
최철용 컬렉션은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고요한 흑백 영상으로 시작부터 관중을 숨죽이게 했다. 오프닝의 연장선으로 모노톤 패션을 선보인 이 컬렉션은 남성 특유의 시크함을 살렸다.
옷도 옷이지만, 무엇보다 쇼장의 분위기가 이색적. 디자이너는 장미를 연상케 하는 붉은 조명 아래 객석마다 생화 한 송이를 올려뒀다. 또한 바닥은 백열등이 줄지어 장식돼 한 겨울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쇼가 끝난 후, 바쁘게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관중들로 백열등이 곳곳에서 터지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
서울 패션위크의 독특한(?) 광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두영 컬렉션은 시작 전 캄캄한 조명 아래 다함께 기도를 하자 어두운 불빛 아래 관중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기도가 끝나자 클럽 음악이 울려퍼지며 모델들이 걸어 나오는 쇼의 구성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피날레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홍일점 혜박을 선두로 남성 모델들이 따라나와 쇼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 밖에도 이주영, 송지오 등 내로라하는 국내 남성복 디자이너들의 쇼가 이어진 서울 패션위크의 첫날 분위기는 분명 화려했다. 하지만 좁은 무대, 불편한 이동경로 등의 열악한 환경은 기대감을 안고 패션쇼를 찾은 관객들의 아쉬움을 읽기에 충분했다.
지난 20일 화재가 났었던 IFC몰은 여전히 안전해 보이진 않았다. 좁은 백스테이지는 철근 구조물과 시멘트 가루 포대가 즐비해 쉴 새 없이 청소 아주머니들이 바닥의 먼지를 쓸고 있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또한 컬렉션을 보기 위해 매번 쇼장으로 엘리베이터로 이동해야하는 불편함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서울 패션위크가 끝나는 3월 30일까지, 그리고 앞으로 회가 거듭할수록 안전성과 완성미를 갖춰 부디 성황리에 쇼가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