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SKY 캐슬’ 예빈 VS ‘붉은 달 푸른 해’ 하나 ‘방치된 아이’, 잔혹한 아동학대 현실
입력 2018. 12.10. 17:42:20

JTBC ‘SKY 캐슬’, MBC ‘붉은 달 푸른 해’

[더셀럽 한숙인 기자]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학대의 수위와 범위에 대한 개념과 기준은 모호하다. 아이를 가두거나 때리는 구체적인 신체 폭력이 아니라면 학대 여부 판단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학대의 이러한 모호성은 악의 가해자와 선의 보호자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게 한다. 특히 가정 안으로 들어가면 모호성과 이로 인한 가학성의 수위가 높아진다. JTBC ‘SKY 캐슬’과 MBC ‘붉은 달 푸른 해’는 모성애라는 명분 아래 숨은 방치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줌으로써 아동 학대의 개념과 범위를 구체화 했다.

‘SKY 캐슬’은 강예빈(이지원)이 엄마의 무관심에 지쳐 SKY 캐슬에서 가출을 감행함으로써 입시 대전의 성공의 아이콘 한서진(염정아)의 성에 균열을 일으킨다.

예빈은 하루 중 자신에게 허락된 자유시간인 학원에서의 저녁 식사시간에 친구들을 이끌고 편의점으로 가 도둑질을 하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다. 훔쳐온 과자와 물건을 옥상에서 밟아서 짓뭉개버리는 것이 이들 일탈식의 마무리다.

우연히 예빈의 일탈을 목격한 이수임(이태란)은 서진과 예빈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하지만 수임의 말은 먹혀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예빈은 자신이 물건을 훔치는 것을 엄마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서진은 예빈의 도둑질을 문제 삼는 수임에게 “대학 들어가면 흥미를 잃을 게임에 불과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스트레스도 사라질 거니까”라며 도둑질을 성장통 쯤으로 뭉개버렸다.

이어 “난 이렇게 해서라도 내 딸들 명문대 보낼 거야.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어. 그래야 내 딸들도 나만큼은 살 수 있으니까”라며 명문대 입학만 한다면 어떤 잘못도 하물며 범죄조차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예빈은 엄마가 자신의 도둑질을 감싼 것이 아닌 방치한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했다.

예빈은 언니 예서에게 늘 뒤로 밀림에도 자신을 똑 같이 언니처럼 만들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 엄마로 인해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아웃사이더 위치에 있다. 숨 막히는 일상에서 가출을 자신의 최종 선택지로 묻고 살던 예빈은 엄마의 방치를 확인하고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아 버린다.

‘붉은 달 푸른 해’는 가난과 학대로부터 도망친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똑 같은 상황에 내몰아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죽은 채 미라가 된 시체로 발견된 한 여인의 죽음을 추적하던 중 차우경(김선아)과 강지헌(이이경)은 죽은 여자의 딸 하나를 꿈나라 보육원에서 찾아냈다. 우경은 또래 수준에 못 미치는 언아 구사력과 유치원 쓰레기통을 뒤지는 행동으로 하나가 엄마에 의해 방치됐음을 유추해냈다.

아이는 심리 검사에서 아빠는 물론 엄마에게 조차 애착은커녕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우경의 추정이 사실임을 확인시켰다.

예빈은 돈과 명예 모든 조건을 다 갖춘 풍요로운 부에서, 하나는 부족하다는 표현조차 사치인 가난에서 엄마에 의해 방치된 아이다. 자본주의 논리로 ‘금수저’ 예빈은 반항은 물론 방치조차 배부른 아이의 투정으로 들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흙수저’ 하나와 다르지 않다.

예빈과 하나 모두 부모와 연대감이 형성돼있지 않고 부모와 떨어져 있는 순간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두 아이 모두 엄마가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망과 아픔에만 충실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아이를 거부하는 남편에게서 딸을 지키기는 했으나 단지 그 뿐이었던 여자와 자녀를 자신의 성을 완벽하게 해줄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하는 서진, 이 두 여자는 엄마라고 불리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인물이다.

자신의 부족함이 초래할 파국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이 두 여자들의 모습이 결국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이 폐부를 더욱 아프게 파고든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SKY 캐슬’, MBC ‘붉은 달 푸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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