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울한 2018년 보낸 KBS, 2019 '선택과 집중' 전략 통할까 [연말결산⑭]
- 입력 2018. 12.13. 14:29:24
- [더셀럽 최정은 기자] 올해 KBS는 저조한 시청률과 다양한 이슈로 몸살을 앓았다.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이 좋은 대본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캐스팅 역시 케이블 종편채널로 몰리면서 지상파는 시청률 10%를 넘는 것도 힘들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경쟁력 강화를 내건 KBS가 서슬 퍼런 칼날 휘둘러 장수프로그램들을 폐지했지만 설득력 있는 대안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KBS는 지난 7월 '시청자 칼럼, 우리가 사는 세상'을 폐지한데 이어 가을 개편을 통해 'VJ특공대' '소비자리포트' 등 장수프로그램들을 연이어 폐지했다. 시대극 성격이 강한 'TV소설'도 폐지하고 일일 드라마를 부활시켜 3040 세대를 겨냥했다. 시청률을 잡기 위해 젊은 세대의 유입을 노리면서 기성세대로부터 벗어나 일부 세대에 한정된 콘텐츠를 제작 유통한다며 방향을 틀었다. 이로 인해 세대를 아울러야 하는 공영방송의 절대가치인 공공성의 부재를 비난받았다.
장수프로그램들을 폐지하며 이렇다 할 설명이 없던 KBS는 11월 KBS 새 프로그램 설명회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덕재 제작본부장은 "프로그램은 시대에 따라 변신을 하고 한계가 오면 더 이상 고쳐쓰기 힘들다. 그 한계를 시청자가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14년간 방송된 '콘서트 7080'은 MC인 배철수가 오래전부터 하차 의사를 피력 해왔으며 MC를 바꿔 지속할지, 진화시킬지를 놓고 고민하다 종영을 택했다"며 "고쳐 쓰기엔 여러 가지로 너무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 미리 기획되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있다. 우선 잠시 쉬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려 한다"고 밝혔다. KBS가 위기를 타계할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도 못한 채 프로그램 폐지를 하고 보는 무리수를 던졌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가장 수익을 많이 올려야 할 드라마는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했다. 케이블 종편 유료방송의 거대 자본과 맞서야 하는 지상파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공영방송인 KBS는 '공공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KBS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방송된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이 1.7%(29회)라는 충격적인 시청률을 기록한데 이어 최근 방송 중인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까지 시청률 1.7%(5회)로 추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늘의 탐정'은 작품의 신선함이나 배우의 호연이 호평을 받았지만 잔혹하고 의미 없이 반복되는 살인 등 부실한 전개에 시청자는 흥미를 잃었다. '땐뽀걸즈' 역시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부족해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김과장' '저글러스' 등 오피스 드라마로 재미를 본 KBS는 '저글러스'의 백진희를 동원해 오피스 드라마 '죽어도 좋아'로 시청률을 노렸지만 유사한 출연자와 반복적인 드라마에 시청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시청률과 관련해 KBS 관계자는 더셀럽에 "KBS 재원의 60%는 광고수익, 40%는 수신료에서 나온다"며 광고 수익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KBS 드라마의 경우 적게는 케이블 종편의 3분의 1 수준의 예산을 들인다"며 "제작비 경쟁에서 따라잡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상파 예산의 한계를 짚었다.
KBS 관계자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무에 관해서는 드라마 보다 보도·시사에 집중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S1은 뉴스개편을 통해 기존의 9시 뉴스를 7시 종합뉴스와 9시 심층뉴스로 재정립해 9시 뉴스를 메인 뉴스로 내년 1월 1일부터 방송한다.
이어 시청률에 관해서는 "스타 작가가 유료채널로 몰리는 만큼 신인작가 양성, 신선한 기획, 가성비 좋은 프로그램 제작에 힘쓰는 게 현재로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유료방송과의 제작비 차이가 있지만 1년에 적게는 2편이라도 시청자가 요구하는 볼륨이 큰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TV 소설' 등 프로그램을 줄이고 미니시리즈 쪽으로 총 제작비를 늘이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고 말했다.
예산의 한계로 인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KBS의 방만 경영 구조에 대한 개선이 우선'이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광고 매출은 감소하는 가운데 1억 원 이상 고액연봉자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 KBS1 '오늘밤 김제동'의 진행자 김제동은 회당 350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사실이 알려져 '고액 출연료'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지상파는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제작비에 관해 광고 매출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중간광고 허용을 요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가 이르면 내년 초부터 중간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내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줄었지만 같은 기간 지상파 전체 방송 매출은 오히려 늘어 지상파의 중간광고 허용을 요구하는 이유도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양승동 KBS 사장 역시 지난 12일 사장 취임식에서 콘텐츠 제작에 관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서도 "제작비를 제외한 다른 살림은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재정운용계획을 밝힌 바 있다. 뾰족한 대책 없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반복적이고 고루한 콘텐츠로 채워진 프로그램들의 저조한 시청률이 계속된 2018년 한 해 KBS의 위태로운 행보로 미뤄, 과연 내년 한 해 KBS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할지 우려되는 바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출처=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