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 종영기획] ‘아동 학대’ 가해자 보다 더 고통 받는 방관자들의 ‘죄책감’
입력 2019. 01.17. 11:41:12

MBC ‘붉은 달 푸른 해’

[더셀럽 한숙인 기자]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 학대 가해자에게 죽음이 아닌 기회를 주는 것으로 막을 내려 드라마다운 해피엔딩의 색을 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아이가 사망한 교통사고로 시작돼 끔찍한 살인이 이어졌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평화로운 듯 보이는 엔딩은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솟구치는 허망함을 가라앉히고 극의 마지막인 32회를 곱씹어보면 직접적인 가해보다 더 끔찍한 형벌을 안고 살아가는 방관자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

16일 방영된 MBC 수목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31, 32회에서 허진옥(나영희)은 끝까지 차세경이 죽은 것이 아닌 사라진 것이라고 고집했다. 차우경(김선아)은 새엄마의 말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진실을 유예하려 했다. 정신과 의사 윤태주(주석태)는 진실을 외면하려 하는 차우경에게 현실을 직시할 것을 종용하고 결국 집 벽난로에서 동생의 유해를 찾아내게 했다.

붉은 울음의 이름으로 태주는 우경이 허진옥을 용서하는 듯한 태도를 비난하면서 살해를 종용하고 결국 우경은 그런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태주가 허진옥을 살해하기 위해 집에 침투한 시각에 우경은 집에서 그를 맞았다. 마음이 바뀐 것인지 묻는 태주에게 우경은 “내 마음은 항상 같았다. 살아 있음은 기회이고 가능성이다. 난 그걸 택하겠다”라며 그가 한말을 빌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화가 난다. 죽이고 싶고 밉다. 그런데 누구에게 종말을 고하기에는 내가 지은 죄가 많다. 내가 결백하지 않은데 누구를 심판하느냐”라며 진옥보다 지옥의 학대 행위만큼의 가해를 저지른 방관자였던 자신을 자책했다.

이 드라마는 마지막에서 가혹한 학대 행위에는 직접 가해와 간접 가해 두 가지가 있으며 둘의 무게는 경중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수평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붉은 울음이라고 자백한 태주의 말은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좀 더 또렷하게 드러냈다. 정보만 수집하다 시완(김강훈) 아빠에 이어 우경의 엄마 진옥까지 직접 심판에 나서게 된 이유가 시완과 우경이 그랬듯 자신 역시 동생 은호(차학연)가 학대받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자신의 생각이 끔찍한 고통을 안겼고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아동 학대 가해자들의 심판에 나서게 됐음을 인정했다.

이 드라마는 생과 사, 어느 것도 죄책감이 안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럼에도 마지막 회에서 의붓딸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사실을 자백한 후 자신의 친딸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허진옥과는 달리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경과 태주의 상반된 모습은 죄책감의 무게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게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BC ‘붉은 달 푸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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