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리 가려면 사운드체크까지?…K팝 콘서트 티켓의 그늘[Ce:포커스]
입력 2026. 10.08. 10:00:00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K팝 아이돌 콘서트 티켓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10만원 안팎이었던 주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최고가는 최근 20만원을 넘어섰다. 티켓값 상승과 함께 사운드체크, 밋앤그릿 등 공연 관람 외 추가 혜택을 포함한 이른바 '특전 티켓'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K팝 콘서트에서는 20만원 안팎의 티켓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경우 2017년 서울에서 열린 'THE WINGS TOUR' 당시 최고가 티켓은 11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4월 열린 'ARIRANG' 고양 콘서트의 그라운드 전석은 사운드체크를 포함해 26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또한 2018년에 열린 블랙핑크의 첫 번째 월드투어 콘서트 'BLACKPINK 2018 TOUR [IN YOUR AREA] SEOUL X BC CARD'는 전석 11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열린 2025 월드투어는 '블링크석'이 27만5000원으로 역대 K팝 콘서트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이핑크 역시 2016년 'PINK PARTY' 당시에는 가장 고가인 스탠딩석을 9만9000원에 판매했으나, 최근 공연에서는 VIP석이 18만7000원으로 판매됐다.



◆ 공연 관람을 넘어 '경험'을 파는 특전 티켓

물가 상승과 공연 제작비 증가 등을 감안하더라도 팬들이 체감하는 티켓 가격 상승 폭은 매우 크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좌석 등급에 따라 가격을 나누는 데서 나아가, 특정 좌석에 추가적인 혜택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본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관람하는 '사운드체크'와 공연 후 아티스트와 가까이 만나는 '밋앤그릿'이다. 여기에 스페셜 굿즈, 포토타임, 하이터치 등 차별화된 혜택이 더해지기도 한다. 이는 과거 콘서트 티켓이 '공연을 관람하는 관리'에만 그쳤다면, 최근에는 공연과 아티스트를 둘러싸고 다양한 경험을 함께 구매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패키지 형태가 모든 팬에게 반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전이 포함된 티켓은 대체로 무대와 가장 가까운 '상위 등급 좌석'에 배정된다. 결국 사운드체크나 밋앤그릿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단지 무대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원치 않는 특전이 포함된 고가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 "특별한 추억" vs "끼워 팔기식 부담"…팬들의 엇갈린 반응

특전 티켓에 대한 반응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운드체크나 밋앤그릿 티켓을 구매해 본 팬들은 입을 모아 아티스트와의 밀접한 소통을 장점으로 꼽았다.

팬 A씨는 "사운드체크에서는 본 공연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아티스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돌출무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팬서비스를 해줄 때 특별한 추억이 된다"고 전했다. 밋앤그릿을 경험한 팬 B씨 역시 "본 공연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공연할 때보다 아티스트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추가 비용을 낼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특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팬들에게는 가격 상승이 큰 부담이다. 특전 혜택이 더해지면 통상 5만~7만원 이상 가격이 뛰기 때문이다.

팬 C씨는 "그저 좋은 자리에서 공연 자체를 즐기고 싶은 것뿐인데, 사운드체크가 필수 옵션처럼 묶이면서 가격이 크게 뛰어 부담스럽다"며 "특전이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원하는 옵션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성장한 K팝 시장…'합리적 티켓 옵션' 고민할 때

공연 관계자들은 티켓 가격 상승을 단순히 상품 확대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관료, 인건비, 무대·조명·음향 등 전반적인 공연 제작비 자체도 대폭 오른 데다, 공연 규모, 연출 수준 역시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K팝 업계 관계자는 "제작비 인상으로 인한 불가피한 티켓값 조정도 있지만, 무대 장치나 연출 측면에서 예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팬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도 특전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NS 문화를 보면 아티스트를 근거리에서 포착한 팬서비스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곤 한다. 이를 접한 사람들 역시 '저런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업계 입장에서는 높아진 제작비를 반영하면서도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티켓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단순히 '티켓값 절대액이 비싸다'는 불만이 아니다. 고가의 티켓에 걸맞은 경험이 제공되는지, 그리고 원하지 않는 혜택까지 '끼워 팔기' 식으로 강제 구매해야 하는지가 팬들이 말하는 본질이다.

K팝 콘서트 시장이 글로벌 수준으로 급성장한 만큼, 이제는 팬들의 다양한 니즈를 세심하게 반영하는 합리적인 티켓 판매 옵션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빅히트 뮤직, YG엔터테인먼트, KOZ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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