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 비포장도로 끝에서 찾은 새로운 '챕터'[인터뷰]
입력 2026. 11.04. 15:49:40

제이비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제이비(JAY B)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한층 단단해진 마음가짐으로 돌아왔다. 비포장도로 같았던 홀로서기의 길을 지나, 비로소 포장도로 위에 올라선 그는 한결 여유롭고 성숙해져 있었다.

제이비는 지난달 27일 세 번째 싱글 '챕터. 1(Chptr. 1)'을 발매했다.

약 4개월 만에 컴백하게 된 제이비는 "빠른 시일 내에 나오게 됐는데, 정말 좋은 퀄리티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기분도 좋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실망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큰 기대를 안 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솔직한 소회를 전했다.

'챕터. 1'은 정규 앨범, EP와는 또 다른 결로 선보이는 새로운 싱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제이비의 다양한 음악적 감각과 정서를 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타이틀곡 '허니듀(Honeydew)'와 수록곡 '스위티(Sweetie)' 등 총 두 곡이 수록됐다.

제이비는 '챕터. 1'이라는 앨범명에 대해 "평소에 내는 EP와 정규 앨범과는 다른 결이라는 번외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이렇게 이름을 붙이게 됐다. 보통 싱글이면 타이틀곡 제목에 따라 앨범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구색을 갖췄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변동이 있지 않는 한 챕터 2, 3도 계속해서 연장해서 나올 예정"이라며 "전체적인 그림은 그렸는데, 곡마다 매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타이틀곡 '허니듀'는 신스웨이브 장르로, 리드미컬한 베이스라인과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 휘파람 테마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곡이다. 제이비는 "타이틀곡 후보가 굉장히 많았는데, 다같이 모여서 투표를 했다. 어떤 곡이 제일 잘 들리냐고 투표를 진행했을 때 이 곡이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함께 수록된 '스위티'에 대해서는 "공연에서 선공개를 했었다. 곡이 조금 소비됐으니 빠르게 공개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에 선공개곡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번 싱글과는 결이 좀 안 맞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두 곡을 수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싱글에서 장르적 변주를 꾀한 이유도 명확했다. 제이비는 "미니 3집 타이틀인 '레이백(Layback)' 때는 조금 더 알앤비의 색깔이 짙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알앤비를 살짝 빼고 춤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아예 신스베이스 장르라기보다는 리듬의 구성이 조금 덜 그루비하다. 춤도 더 간결하게 추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음악적 소신과 팬들의 요구 사이에서의 타협점으로도 볼 수 있다. 제이비는 "어찌 됐건 음악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조금 내려놓고 팬들을 위한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도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타협점을 찾게 됐다"며 "팬분들 사이에서 제가 춤을 안 추면 강점을 안 살린다는 피드백이 좀 있더라. 기존에는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루브한 춤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간결한 퍼포먼스를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제이비는 최근 아시아 5개 도시와 미국 6개 도시, 총 11개 도시를 아우른 글로벌 투어 ‘tape: roots’를 성료했다.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미니 3집 'TR.EE' 활동의 집대성이었던 이번 투어는 미국 포브스(Forbes)의 조명을 받으며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투어를 마친 제이비는 공연 몰입도와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알앤비 장르 특성상 너무 그루비하고 잔잔하다 보니 그런 곡들만 연이어 무대를 하면 가끔 제가 민망해질 때가 있다.(웃음) 다 같이 즐기는 공연을 추구하는데 분위기가 조용하게 흘러가다 보니 세트리스트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위해서라도 꼭 장르가 다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준비하면서 느낀 것도 정말 많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몸이 더 아프더라. 그래서 요즘에는 운동을 많이 한다. 러닝도 종종 하고, 킥복싱도 하고, 틈날 때마다 웨이트를 한다."

투어를 통해 또 한번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영향력을 입증한 제이비는 어느덧 홀로서기 5년 차를 맞았다. 지난 2021년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후 첫 솔로 앨범 '스위치 잇 업(Switch It Up)'으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돌입했던 바, 약 5년간 활동을 이어오며 성적과 성과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한층 단단해져 있었다.

"저는 성적에 대해 아예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갓세븐의 성적과는 아예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적에 대한 희미한 꿈은 있지만 거기에 목매지도 않는다. 한국대중음악상 알앤비 부문에서 상을 받으면 너무 좋아서 한 일주일간은 뛰어다닐 것 같다.(웃음) 예전에도 한번 말했지만 '오늘 하루 밥 벌어먹고 살면 된다'는 말과 비슷하다. 어찌 됐건 갓세븐으로 오른 곳까지 홀로 오르기 쉽지 않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다. 물론 잘 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렵다는 걸 너무 잘 안다. 그냥 빚지고 살지만 않으면 되지 않나 싶다."

제이비는 프로듀서 활동명 데프(Def.)로도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가수와 프로듀서로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제이비는 두 영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자신만의 확실한 기준점도 갖고 있었다.

"곡 작업을 할 때 제가 작가라고 생각하지, 가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서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을 할 때는 내가 작가가 아닌 가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기준점을 맞추는 편이다. 기준점을 하나로만 두고 하면 매치가 잘 안되더라. 어떨 때는 무대에 있다가 곡을 써야겠다 싶고, 곡을 쓰다가 빨리 무대에 올라야겠다 싶어진다. 그래서 분리시키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다. 활동하거나 공연하거나 스케줄이 있는 때가 아니면 송라이터로 사는 것 같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제이비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았다.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말문을 연 그는 "분명히 돌다리도 두드려 보면서 건넜지만,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질 때도 있었다. 이제는 비포장도로들을 포장도로로 바꿨으니 천천히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거에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와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쿨하게 인정하며, '포장도로로 바뀌었다'는 의미에 대해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꿨다는 의미"라고 성숙하게 답했다.

향후 활동에서는 속도보다는 내실을 다진다는 마음이다. 제이비는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음악들이 많다. 그런데 발매 시기가 이렇게 짧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에는 호흡이 조금 급한 느낌이 있어서 천천히 나올 것 같다"며 "좋은 음악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인사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528Hz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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